설렘의 끝자락
매년마다 찾아오는 연휴
깊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연휴는
그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휴식처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더 없는 외로움으로 한 길로 찾아와 각자 다른 느낌으로 빠져나간다.
누군가 다녀간 길이 누군가에게는 찾아갈 길이 되고 지나간 흔적만이 남아 내 머릿결을 감싸 안는다.
TV에선 그동안 미뤄왔던 극장에서 흥행한 영화 몇 편을 선심을 쓰듯 흘려보내고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은 못다 한 과거사를 읊조린다.
그야말로 소소하고 따뜻한 행복이라는 정의가 어울리는 빈티지(Vintage) 풍경 속 시간들이다.
나름 각자의 삶에 링크된 행복과 가치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타고 허락 없이 해는 저물어 간다.
기나긴 쉼 뒤엔 또 다른 한숨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긴장감과 지금의 모습을 간직하려는 두 마음이 서로 교차되어 야누스(Janus)가 되어버린다.
설렘의 끝 자락엔 언제나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아쉬움과 고독(孤獨)이 고개를 살짝 내비친다.
오늘 밤에는 그가 먼저 나를 삼키기 전에
그를 숨어서 지켜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