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곰
에필로그
우리는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외모"와 "나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한다.
특히, 요즘 성장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이성에 대한 관심 또한 필자의 성장시절과는 달리 현저하게 빨라지는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기면 그 선생님이 담당하는 과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좋은 성적을 얻어 선생님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원한다.
이렇듯 여성의 경우 호감을 느끼는 이성에게 관심을 사기 위해 본능적으로 소극적인 노력한다.
대학 진학 이전의 학창 시절에는 이상형이 대부분 연예인(가수/배우 등)이 많을 것이고 종교생활을 해오고 있다면 소위 "교회 오빠"가 그 기준이 될 것이다.
이 시절의 특징을 몇 가지 단어로 표현해 보면 "멋있는 외모"와"교회 오빠"같은 "다정다감함"이 떠오를 것이다.
동네를 지나가다 우연히 교회 오빠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속 마음을 들키기라도 할까 봐 애써 태연한 척해야만 하는 것이 여성으로서 지녀야만 하는 기본자세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순수한 혼자만의 가슴앓이는 대학을 진학하면서부터 "현실"이라는 "MSG"가 첨가되어 연애에 대한 기준이 변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여성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남성보다는 훨씬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
대학시절 JMT (Joint MT)를 시작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는 소개팅을 많이 접하게 되고 다양한 생각과 외모의 남성들을 접하게 된다. (모든 여성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지만)
소개팅을 나가서 눈빛을 교환하고 짝대기를 통해 이루어진 커플과 엇갈린 운명에 처한 커플들은 훗날을 기약하며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들의 반복과 경험을 통해 나에게 맞는, 내가 원하는 이상형이 새롭게 정립되어 간다.
만남과 헤어짐과 설렘과 아픔은 그렇게 여성들의 정신적 성장을 이끌어내고 남성에 대한 현실적인 잣대가 명확해지는 것이다.
여성이 원하는 연애 대상은?
여성은 육체적으로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에 "보호본능(보호받고 싶어 하는 본능)" 을 가지고 있다.
자신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 된 남성을 원하는 것도 자신을 이끌어주고 보살펴 주기를 원해서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학벌로도 한 단계 위의 남성과 연애하고 싶어 한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덜 하겠지만)
사회생활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기 전에는 부모로부터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수혈하는데 일단 남자가 나를 보호해주고 원하는 것을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원히 곁에서 지켜줄 것 같았던 남자는 지금 없지만 머릿속에는 기대 아닌 기대감으로 오늘도 정성스레 화장을 하고 길을 나선다.
백마 탄 왕자님은 현실 속에서 없다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우연하게 상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내 앞에 서 있으리라고 가슴속으로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연애하기 좋은 남자는 늑대 같은 남자일 것이다.
나의 머릿속을 들락거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강하게 이끌어 줄 수 있는 센스 있고 멋있는 남자 말이다.
늑대 같은 남자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여성 또한 이 부분을 알면서도 늑대 같은 남자가 여러모로 곰 같은 남자보단 백번 나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능수능란하게 나를 위한 이벤트를 준비해주고 항상 불편한 게 없는지 살피고 도로변을 걸을 때 항상 도로 안쪽으로 걷게 해 주고 무엇보다 계단을 오를 때 나란히 걷는 게 아니라 치마가 바람에 날릴 위험까지도 뒤에서 방어해주는 센스 있는 오직 나만을 생각해 주는 로맨티시스트.
늑대같은 눈으로 일거수 일투족 순간의 표정과 몸짓을 날렵하게 포착하는 남자.
결국 이 남자가 나를 보호해주고 신경 써주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남자인 것 같다.
가끔은 곰 같은 남자도 생각난다.
만나면 항상 뭐 먹을래?라고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하는 말인데 여성 입장에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먼저 몇 가지 골라서(단, 혐오식품이 아니라면) 가자고 하면 갈 텐데 허구한 날 물어보는 곰 같은 남자를 여자는 짜증내 한다. (연애할 때 혐오식품을 먹 자하는 남자는 없을 테지만 서도)
영화는 뭐 볼래?
차도 옆 도로는 그저 그녀와 함께 걷는 길일 뿐.
오늘은 몇 시까지 들어가야 돼?
어디 갈만한데 없을 까?
버스 타고 가자!
답답해서 열 불이 나지만 집 앞까지 데려오고 바래다주니까 그냥 만나는 것도 있고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아 불쌍해서 만나주기도 한다. 롤러코스터 같은 긴장감과 엔도르핀이 솟는 그런 이벤트는 없지만......
그래도 바보 같은 순수한 맘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다.
어린 시절 피아노 학원을 두 손 꼭 잡고 함께 거닐던 골목길.
하교 길 뒷모습과 책가방을 보면 가슴이 콩당콩당 뛰던 그 시절의 그 남자아이는 지금 누구의 곁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비가 오는 날이면 상념에 젖어들기도 한다.
어디 있니?......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잠시 그의 이름을 가슴속으로 불러본다.
연애하기 좋은 남자가 결혼 상대자로 적합할까?라는 주제로 다음을 기약해본다.
참고할 만한 이야기
#1. 남자 선택의 기준
https://brunch.co.kr/@thymus/32
#2. 여자 선택의 기준
https://brunch.co.kr/@thymus/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