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개팅:비호감 남자 32(여성 편)
당신은 내가 맘에 드나요?
소개팅 자리에서 얼굴이 화끈거리게 만드는 남자가 나오면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는데 소개시켜준 지인의 체면을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뛰쳐나가지도 못하고 최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소개팅 비호감 남자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사전통지 없이 첫 만남 약속시간에 늦는
싸가지남
2. 무표정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상대를 대하는 급체(急滯) 남(식사 시 급체(急滯) 주의)
3. 심문하고 취조하듯 딱딱한 질문만 남발하는 무색무취 건조남
4. 면접 보듯 호구조사를 하고 꼬치꼬치 캐묻는 면접남
5. 검사관 인양 턱을 쓰다듬으면서 새우눈으로 쳐다보는 재수남
6. 경제 이야기만 하는 100분 토론남
7. 전에 사귄 남자친구에 대해 물어보는 스토커남
8. 짙은 색 계통의 코트와 바지, 그리고 흰 양말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드는 센스 제로남
9. 나름 야성미라고 생각했던지 깎지 않은 수염이 정돈되지 않은 채 선인장 가시처럼 듬성듬성 꽂혀있는 선인장남
10. 삐져나온 코털남
11. 긴 앞머리가 자꾸 내려와 머리를 자꾸만 뒤로 젖혀고 입술 바람으로 머리를 넘기는 장발남
12. 개성 넘치는 모습과 자기만의 무기라 생각하는 피어싱남
13. 향수 전문점에 온 듯 독한 향수 냄새가 진동하는 악취남
14. 오로지 자기 얘기만 쉴 틈 없이 하는 외통수남
15. 연봉 수준, 새로 구매 예정인 애마 이야기, 빚에 대한 규모 등을 적나라하게 늘어놓는 적나라남
16.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 이야기하는 무개념남
17. 구구절절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하는 찌질남
18. 요즘 힘든 근황에 대해 넌지시 던져 받아줄 수 있는지 떠보는 정탐남
19. 식사하고 이쑤시는 비매너남
20. 손톱에 검은 떼가 낀 꾸질남
21. 대화할 때 감탄사가 어머! 인 어머남
22. 식사할 때 자주 트림하는 트림남
23. 일수하러 온 듯 장지갑을 손에 든 장지갑남
24. 머리에 왁스로 떡칠하고 나온 기름남
25. 자기 잘난 체만 하는 뺀질남
26. 상대가 나를 맘에 들어할까 고민만 하는 주눅남
27. 첫 만남에 족발집 가자는 무개념남
28. 느끼한 눈빛과 표정으로 상대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느끼남
29. 식사할 때 비싼 거 주문하면 어쩌지?라고 머릿속으로 가격 계산하고 있는 계산남
30. 유머를 뛰어넘어 해프다고 생각될 정도로 가벼운 깃털남
31. 다리 떨면서 얘기하는 오두방정남
32. 전국 순회공연을 막 끝내고 온 것 같이 쫄바지에 엉덩이가 낀 록커남
소개팅 전
나 자신부터 점검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기본이자 배려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내 생애 최고의 이상형이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