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완비치에서 다시 걸어서 비치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너무 더웠고 땀이 났다. 그래도 모노레일에 타니 에어컨이 날 반겨준다. 이런 규모의 리조트 섬에 모노레일을 공짜라니. 정말 신의 한수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곳이 여기저기 있어도 사람들은 그것들이 한데 모여있기 바란다. 호주 멜버른엔 주요 관광지를 묶는 공짜 트램이 있다. 그걸 타고 아름다운 시내를 달리면서 멜버른이 나같은 외국인을 대접해주는구나 싶다. 우리나라 서울에도 관광트램이 있으면 어떨까?
워터프론트 스테이션에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면 놀이의 복합체 Resort World Sentosa가 시작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S.E.A 아쿠아리움, Adventure Cove 입구 및 많은 음식점들, 상점들이 역시 몰려있다. The bull ring 가운데 광장에서 가끔 재밌는 이벤트들을 한다. 여기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를 가면 시내로 나가는 택시정류장과 영화극장, Casino가 있다. 사실 음식점들이 가격이 후덜덜하다. HardRock cafe라는 웨스턴 음식점은 작은 브라우니 두 개가 20$가 넘는다. 눈대중으로 쓱 봐도 갈만한 데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고 많이 들 가는 음식점은 딘타이펑 정도가 아닌가 싶었다. 여기서 샤오롱바오와 딤썸, 볶음국수류등을 먹었다. 샤오롱바오 한판에 8000원이 넘는다. 역시 가격은 사악하긴 하지만 그나마 손님들과 쾌적하게 먹기엔 좋았다.
유니버셜스튜디오는 말그대로 놀이공원이다. 센토사 다른 곳 관람 후 체력이 남는날 가거나 아니면 차후에 따로 많이 들렀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있거나 어른들도 어느정도 놀이기구를 탈줄 안다면 한번쯤 들르기 좋다. 크기는 애버랜드에 비해 반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하나하나 놀이기구는 허접하지 않다. 각각 한편의 영화를 가지고 만들었기에 스토리가 있고 정성이 담겨있다.
들어갈 때 자유이용권을 끊어 들어갔다. 자유이용권 가격이 후덜덜 했지만 그래도 우리 애들을 위해 가는 거니, 그러려니 했다. 입구쪽은 캐릭터 월드라고 해서 미니언스, 세사미월드 캐릭터들이 많았다.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지만 내 기준으로 특히 재미있었던, 그리고 이왕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으면 꼭 해볼 만한 것을 추천한다.
1위 : Mummy
실제 1999년에 우리나라에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미이라를 배경으로 만든 놀이기구다. 거대한 스핑크스와 이집트 조각상이 우리를 맞이한다. 소형보트를 타고 지하의 세계를 탐험한다. 약간 롯데월드의 신밧드의 모험의 느낌이지만 그것과 스케일이 다르다. 영화속 주요 장면들, 특히 풍뎅이가 나오는 장면 부터는 정말 스릴이 넘친다. 어둠속의 기습 롤러코스터 더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강력 추천 !
재미: ★★★★★ 스릴(타기에 무서운 정도):★★★
2위 : Water world
1995년에 개봉했던 캐빈 코스트너 주연 영화 워터월드로 만든 초대형 야외 공연이다. 영화의 장면을 재연하기 위해 거대한 세트장에서 주인공들이 연기를 펼친다. 물대포, 폭탄이 터지고, 총격신에다가 등장하는 배우 들이 실제로 물에 떨어지는 등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앞쪽에 앉으면 물대포를 제대로 맞을 수 있으니 물이 싫으면 뒤에 앉는게 좋다. 우리나라에는 보기 어려운 실사판 연기에 대형 뮤지컬을 싱가폴에서 본다. 남녀노소 모두 기구를 타지 않고 보기만 하기에 더욱 좋다.
재미: ★★★★★ 스릴(타기에 무서운 정도):★
3위: 롤러코스터 Cylon
경주월드에 있는 롤러코스터처럼 열차에 매달려가고 바닥이 뚫려있는 롤러코스터다. 옆에 있는 human,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레일위에 열차가 가는 롤러코스터보다 훨씬무섭다. 발 밑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직 낙하, 상승을 반복하기에 더욱더 무섭다. 사실 최고 무서운 포인트는 바로 출발이다. 보통 한국 롤러코스터는 탈탈탈탈 하고 천천히 올라가서 떨어지지만, 이건 출발부터 강한 속도로 돌진이다.
재미: ★★★★ 스릴(타기에 무서운 정도):★★★★★
4위: Transformer
8살 아들은 이것만 연속 4번 탄 것 같다. 한때 로봇영화의 돌풍을 일으킨 영화 트랜스포머를 테마로 만든 3D체험이다. 내가 경험해본 놀이공원의 3D 놀이기구 중 가장 잘만들었다. 카트를 여러명이 타고 3D안경을 쓰고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영화 속에 내가 함께 참여하는 느낌이 실감난다. 영화를 제작진 상당수가 그대로 트랜스포머 놀이기구 제작에 참여한 듯 하다.
재미: ★★★★ 스릴(타기에 무서운 정도):★★
5위: Puss in Butts.
장화신은 고양이가 오리들을 구출하는 이야기를 담은 놀이기구다. 나선형의 탑을 따라서 스토리각 부분에 멈춰서 장화신은 고양이의 활약을 즐기는 거다. 레일을 따라 타고 있는 카트가 내려가는 느낌이 약간의 스릴이 있다. 피식 거리면서 가볍고 즐겁게 탈 수 있다. 어린아이들 강추. 무섭게 막 움직이지 않는다.
재미: ★★★ 스릴(타기에 무서운 정도):★★
그밖에
Madagascar라는 놀이시설은 말그대로 영화를 재연해 놓은 듯하다.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보트를 타고 물길을 따라 각 캐릭터들이 조금씩 움직이는 장면 장면을 편안히 관람할 수 있다. 무서운 곳이 없으니 어린 아이들이 보기엔 딱이다. Shreck 4-D adventure 영화도 의자가 움직이고 조금씩 물도 나오고 볼만하다.
이래 저래 다 돌고 다면 2~3시간은 걸렸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정문에 Mel's Drive-in이라는 레트로 감성 햄버거 집이 있는데 거기서 검은색 햄버거빵으로 만든 햄버거가 맛이 괜찮았다. 가격은 10싱가폴 달러정도로 비싼 편이었지만.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나오게 되면서 상당히 몸이 지쳐갔다. 싱가폴의 뜨거운 태양은 인정사정이 없다. 어쨌든 터덜터덜 워터프론트역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비보시티역에서 내렸다. 수많은 인파가 4시~6시사이에 섬을 빠져나가기 때문에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 줄서서 기다린다. 역시 질서하면 싱가포르다. 누구도 보채거나 군말없이 정확하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줄을 서는게 습관이 되어있는 듯하다. 줄서는게 어색하거나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은 거의다 관광객인 것 같았다.
비보시티는 수십개의 샵을 갖춘 거대한 쇼핑몰이다. 비보시티몰이 규모로는 선택시티몰과 함께 싱가폴에서 1,2위를 다투는 곳이라고 했다. 비보시티 3층에서 모노레일이 내리면 인파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게 된다. 우리는 허기진 상태로 밥집을 찾아 나섰는데 사실 가격이 후덜덜하다.
그나마 저렴하면서 여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Food Republic이다. 몇십개의 작은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푸드코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Hockers호커스라고 부른다. 싱가폴에서 가장 큰 호커스 체인점이 바로 Food Republic이다. 가격도 7$~15$사이로 저렴한 편이었다. 들어가니 인디언푸드, 말레이시아, 양식, 중국식, 그리고 한국음식까지 팔았다. 좌석은 한가운데 공유하는 것이기에 빈자리를 선점해야 했다. 하이에나처럼 몇바퀴를 돌다가 겨우 자리가 나서 앉았다. 난 여기서 인도네시아 음식점에서 Grilled fish set을, 가족들은 한국음식을 먹었다. 단짠간장느낌의 소스에 구워낸 생선을 밥과 먹는데 좀 단거빼고는 입맛에 맞았다. 한국인이 어설픈 외국사람이 만든 한국음식을 먹는건 비추다. 난 김치찌개를 먹는데도 진짜 김치찌개를 먹고 싶게 만든다. 비보시티에는 수많은 옷, 가방, 잡화브랜드가 많았지만, 일단 피곤했기에 얼른 보고 집으로 빨리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