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튜버가 사라졌다. 한달에 한 두번은 꼭 들르는 유튜브. 그 누가 나를 위해 이렇게 내 취향에 맞는 영상들을 백화점식으로 진열해 줄것인가? 알고리즘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하나,둘 골라보고 있다. 하지만 너무 내 취향에 맞춰서 그런지 모두 천편일률같아 보인다. 갑자기 특정 체널이 궁금해졌다. 구독했으니 목록안에 있겠지...... 찾아보니 없다. 검색을 해도 없다. 그렇게 그 채널이 사라졌다. 간다는 말도 없이. 그 많은 클립들이 흔적도 없다. 언제든지, 그 클립들은 그자리에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매일 보는 내 물컵 처럼. 내가 버리지 않는한 이 물컵은 여기에 계속 있다. 인터넷의 글과 그림, 영상은 그렇지 않다.
내 네이버의 메뉴중에 keep에는 약 230개 가량의 레시피가 있다. 요리를 해야 할때면 내가 골라놓은 요리의 요리법 중 하나를 골라서 한다. 하지만 내가 저장해 둔것은 레시피 그 자체가 아니다. 레시피로 연결되는 연결통로일 뿐이다. 연결통로를 따라서 레시피가 내 눈앞에 딱 펼쳐지는 건 만고의 진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저장한지 수년이 지난 레시피는...... 오랜만에 순두부를 하려고 그 링크를 누르면 '네이버 게시물이 삭제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러면 아쉬워 한다. 아. 저장해 둘걸. 후회해도 이미 늦다. 하지만 저장이 쉽나? 200여개의 레시피를 어떻게 일일히 다 백업한단 말인가? 아니면 그 방법을 나만 모르는지....... 내것인 줄 알았던 그 정보는 아무런 예고 없이 사라졌다.
그럼 네이버 keep에 있는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만든 레시피는 내것인가? 그들의 것인가? 그들의 것이다. 난 잠시 그게 공개되었다는 이유로 내것이라 착각했을 뿐이다. 원작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서운할 것도 없다. 단지 내가 저장해두지 않았을 뿐. 난 그걸 내 저장장치에 저장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을까? 그것도 미지수다.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의 집합체가 인터넷일까? 진정한 내가 써내려간 글, 그림이 이외의 것은 언제든지 내 의사와 관계없이 사라질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접속의 시대에 수많은 링크들의 끄트머리에 사는 우리는 희미해지는 내 것에 좀더 집착해야 한다. 아무리 보잘것 없는 글의 조각들, 창피하고 무모하고, 비약이 심한 말이라도 그것이 내가 순수하게 만든 Data라면 소중히 그리고 당당하게 여겨야 한다. 그들의 휘황찬란하고 아름다운 저작물은 결국은 그들의 것이고, 그것이 소멸해도 난 할말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