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쉘위 Jan 13. 2022

이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나를 믿어준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힘

분유를 끊을  분유 대신에 물을 넣어 줬던게 습관이 되서 자기   번의 물을 리필해서 먹어야 잠이 들다보니 밤에 기저귀가 새서 옷이랑 이불이 흥건하게 젖어서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잠의 질도 삶의 질도 떨어져가고 피곤함은 계속 쌓여만 갔다.


며칠 전부터 물을 적게 먹이고 자야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이고 자기 전에 꼭 안아주며 “ 한별아 오늘은 물 없이도 자보자. 알았지? “ “ 우리 한별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계속 나지막하고 부드럽게 귓가에 대고 속삭여줬다.


그 말을 별이는 몇번을 따라하더니 정말 신기하게 오늘은 물을 찾지 않고 스르륵 잠이 들었다. 말의 힘이라는게 이런걸까. 내가 귀찮은 듯 물을 줄 때는 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 준다는 것에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자신을 믿어준다는 사실에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물을 가져다 주면서도 별이가 또 찾을 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속으로 짜증이 나기도 했었다. 겉으로는 아이에게 짜증을 내지는 않았지만 행위와 마음이 달랐었다.


하지만 내가 별이를 진심으로 믿겠다는 마음으로 말을 할 때는 아이도 알았다. 그 진심을. 내 마음과 말과 행위에 진심을 담은 믿음과 사랑과 소망이 있었다는 것을.  이 세상에 무조건적인 믿음과 사랑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낄 때 불안하고 힘들 때 앞으로 한발짝 나아갈 힘이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오늘 넘어야 되는 수많은 산 중에 고개 하나를 함께 넘은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아지는 것을 축하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