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기쁜 일
여행을 다니다가 명상을 만났고 명상을 시작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나는 응어리져있던 감정들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고 가벼워졌고 자유로워졌다. 그림을 배워본 적은 없었지만 내 안에서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분출시키기 바빴기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리기 보다 내 영혼이 전하는 소리에만 집중했다. 나에겐 잘 그리고 못그리는 그림이 없었다. 그냥 그리는 자체의 기쁨과 희열이 있을 뿐이었다. 그냥 그 자체가 사랑이고 평화였다.
그림을 배워본 적없었던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기도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가르친 것은 없고 내가 여행 길 위에서 그림을 그리면 아이들이 모였고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종이와 물감, 펜을 나누기만 했다.
아이들은 그것만으로 신나고 즐거워했고 나는 그 모습이 좋아서 여행을 다니며 그림을 팔아 돈을 벌면 다시 아이들에게 물감과 붓을 사주고 무료로 수업을 했다. 행복하고 풍요로웠다. 진심으로.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려주면 고맙다고 했고 밥을 주고 차를 주고 숙박비가 해결되기도 했다.
인도 여행을 하다가 지갑을 잃어버린 적도 있었는데 그날 만난 친구가 그림을 사줘서 나는 내가 좋아하던 다람살라에서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게 명상을 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머물다가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나와 그 곳에서 함께하며 정말 많이 웃고 마음이 잘 맞았던 친구는 5년이 지난 오늘, 이 사진 한장을 보내왔다. 지난 5년 인도에서 캐나다, 싱가폴로 이동을 하면서 자신의 성소에서 내가 그린 그림과 함께 하며 너의 행복을 위해 기도한다는 말과 함께.
기도는 부메랑이다. 내가 남을 위해 기도하면 그 기도는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림 그리는 것이 나에게 기도이고 명상인 이유는 나를 무한히 자유롭게 하고 평화롭게 하고 자비로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쩌면 다른 사람의 평가가 제일 두렵지 않은 일 중에 하나인거 같다. 온전히 나와 우주 그리고 신을 향한 사랑의 행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