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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버린다는 것

그것은 사랑이라네

by 쉘위

요즘 다시 명상을 시작했다. 일어나자마자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이불 밖을 나와 뜨거운 물과 찬물로 여러번 세안을 한 후 물을 끓이고 차를 우려서 방 안에서 천천히 행다를 하며 나를 위해 귀하게 차 한잔을 대접한다. 고요함 속에 침묵, 귀한 시간이다.


천천히 들이마시고 나가는 호흡을 관찰하며 혀 끝과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차를 음미하며 장 속까지 타고내려가는 차를 느끼며 감각들을 바라본다.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그 열기가 몸 안으로 퍼져 몸 구석 구석에 에너지가 퍼져 나간다. 내 자궁이 지구어머니와 연결되어 따뜻한 온기로 채워지는 상상을 한다. 밤새 긴장된 몸이 천천히 이완된다.


아이를 낳고 밤에 아이의 울음 소리에 온몸이 긴장된 상태로 지내던 지난 2년동안 내 장기들과 몸이 딱딱하게 굳어져 아침에 단한번도 개운하게 일어난 적이 없었다. 벌떡 일어나 모유를 먹이고, 분유를 타고, 아침을 준비하고. 그러는 동안 내 몸은 경직되어 갔고 긴장도는 더 높아졌고 쉽게 짜증이 났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끄달렸다.


몸이 이완되면 몸은 따뜻해지고 장기들이 편안해지면 호흡도 편안해지고 에너지도 순환이 잘된다. 반면에 몸이 긴장되면 몸은 차가워지고 장기들은 굳고 소화력이 떨어지면 호흡도 짧고 에너지가 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뇌에 산소공급이 덜 되기 때문에 두통이나 편두통이 오기도 한다. 내 몸을 의식적으로 데우지 않으면 몸의 생명력은 꺼져간다. 몸이 차가워지면 병들고 죽어간다. 다시 의식을 단전에 모아 나의 숨이 깊게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느끼며 아픈 곳을 더 오랫동안 바라보며 의식을 잠시머문다. ‘ 살아있기에 아픈 것을 느낄 수 있다. 살아있기에.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자’ 아픈 곳에 집중하지 않고 잠시 에너지를 전환시켜본다.


내 무의식을 전환하면 의식을 전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진다. 의식을 전환하고 관념을 바꾸기만 해도 치유는 일어난다.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진짜 자유는 이 것이다. 걸리는것이 없는 상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완전히 나를 잃는 시간이었지만 완전히 나를 잃었기에 깨달을 수 있는 것이 분명있다. 이 보다 더 강력한 사랑과 명상이 있을까- 어쩌면 나를 잃지 않겠다고 너무 저항했던 그 시간들이 나를 아프게 한게 아닐까 싶다. 버리고 비우고 다시 나를 채우는 시간, 올 해는 그렇게 흘러가기를 바란다.


숲 놀이 지도자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자소서를 쓰려고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났는데 숲속에서 차 끓이며 마시는 상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혼자도 좋고, 둘이되고 좋고, 여럿이도 좋겠다. 숲이 놀이터가 되었으면, 기분 좋은 상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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