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사람, 나와 너, 그리고 모든 존재를.
며칠 전 반가운 친구가 갑작스럽게 방문했다. 동네에서 만나자마자 한참 동안 부둥켜안고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우리를 보고 김을 매던 할매도 기분이 좋은 신지 깔깔 거리며 ‘엄청 반가운 사람인가 봐요’ 하며 환하게 웃으신다.
만나자마자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차 한잔도 내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였다. 일주일에 한 번 만나도 할 말이 많은 친구였는데 오랜만에 만나니 정말 2박 3일 있어도 할 말이 어찌나 많은지. 하지만 우리는 함께 한 공간에서 머무르는 동안 자주 편안한 침묵을 하면서 서로의 호흡을 존중해줬다. 그래서 였을까. 힘이 들기보다 힘이 차오르는 듯했다. 아마도 건강한 사랑의 힘 같은.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집 안의 공기와 잘 어우러져 오랫동안 이 곳에서 함께 살았던 것처럼. 그 덕에 더 자주 마음 챙김을 할 수 있었고 더 마음을 다 할 수 있었다. 집에 사람이 한 명 나가는 건 티가 안나도 한 명 들어오는 건 티가 나기 마련인데 머리카락 한오라기 남기지 않고 아름다운 향기만 곳곳에 남기고 떠났다.
그녀는 진리 탐구만 하던 내 모습만 보다가 살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면서도 보기 좋다고 했다. 나도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어쩌면 그 모든 것을 살리는 살림이스트로 가기 위한 진리 탐구가 아녔을까 싶기도 하다. 나를 살리고 너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그 길. 내 안의 신성을 밝히고 구질구질한 삶 속에서 성스러움을 만나는 것.
그리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나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특별하게 기억되어 다시 나를 살린다. 그 시선에서 난 사랑을 느끼니까. 내면으로 향하면서 누군가와 깊게 연결됨을 느낄 때 느끼는 사랑은 충만감과 함께 일체감속에서 내가 나로 존재하게 하는 힘을 갖게 한다. 그 힘은 다시 삶 속에서 진정한 내면으로 향하는 힘이 된다. 그것이 살림이다. 모든 존재를 살리는 힘.그 힘을 오랫동안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