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엄마다.

우리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장난감은 뭘까?

by 초연


플라스틱 장난감 없이 자란 아이의 이야기

나는 아이에게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엄마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라스틱 장난감은 더더욱 사지 않는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생각했다.
집안을 가득 채운 현란한 장난감들,
끝없는 자극에 익숙해져 버리는 아이들,
그리고 그 흥미가 식고 나면 결국 쓰레기로 전락해버리는 물건들.

그 모든 것이 싫었다.
나는 쓰레기를 만드는 걸 정말 싫어한다.
지금도 배달 음식보다는 직접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플라스틱 음료나 일회용품을 가능한 쓰지 않으려 애쓴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이 원칙을 지키고 싶었다.


집에 있는 것이 최고의 장난감이 되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장난감은 물려받은 몇 가지, 중고 장터에서 건진 것 몇 개,
그리고 대부분은 우리 집 안에 원래 있던 것들이다.

냄비, 국자, 도마, 숟가락.
가끔은 작은 북, 장구, 소고.
나는 아이에게 이 모든 것을 마음껏 꺼내 쓰게 했다.
주방도구도 탐색할 수 있게 열어두었고,
소리가 나는 악기들은 자유롭게 만지고 두드릴 수 있게 했다.

마이크 하나만 쥐어주면 세상은 아이의 무대가 되었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북을 두드리며
매일 저녁 거실은 콘서트장이 되었고,
나는 그 공연의 가장 열렬한 팬이었다.


같은 노래 백 번을 불러도, 아이는 지겹지 않다

"아리랑~ 아리랑~"
처음 아이가 부르기 시작한 노래는 아리랑이었다.
처음엔 발음도 정확하지 않았지만
수십 번, 수백 번을 반복하며
가사도 익히고 감정도 실어 노래하게 되었다.

같은 노래를 수십 번 부르는 걸 보는 나는 때때로 지겨웠지만,
아이에게는 그 시간이 매번 새롭고 즐거웠다.
반복은 학습이고, 리듬은 놀이가 된다.
지겹다는 감정은 어른의 것이었고,
아이에게는 그저 몰입과 성장의 시간이었다.


내가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은

많고 비싼 장난감이 아니라,
세상을 탐색할 수 있는 여백과
스스로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리로 감정을 표현하고, 몸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반복하며 리듬과 언어를 익히는 것.
그 속에서 아이의 감각과 뇌는 살아 움직인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지금도 음악을 사랑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상상하고,
무대 위에 서는 걸 좋아한다.

정답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아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덜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안에서 아이는 스스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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