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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쉘위 Jun 29. 2020

공명

임신 막달 일기, 프리랜서 엄마 이야기.

며칠 째 흐리고 비가 내리던 아침을 맞이하다 오랜만에 햇살이 방안 가득 들어오는 아침을 맞이해서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떠졌다. 유튜브 임산부 요가를 보면서 아침 요가를 하고 아침을 든든하게 차려먹고 아침 산책을 하러 길을 나섰는데 비 온 후 먼지가 다 씻겨나간 듯 하늘이 너무나도 맑고 청량해서 저절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게 된다.

그동안 그림 그렸던 캔버스 작품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오랜만에 수입이 생겼다. 임신 후 모든 활동들이 중단되면서 지출은 많은데 수입이 하나도 없었다. 강의도 수업도 상담도 임신과 코로나 이후 모든 게 올 스톱. 한 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로 살아온 지 10년. 통장이 넉넉했던 달보다 텅텅 비었던 달이 더 많았지만 신기하게도 또다시 채워졌고 넉넉하고 여유 있게 살았다. 오히려 그럴 때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 적도 많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갔었다. 초반에는 불안한 마음과 걱정으로 보낸 적도 많았지만 부정적인 감정들은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힘을 방해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 이후로 어떻게든 에너지를 전환시켜 삶 속에서 지속 가능한 좋은 에너지를 유지해나가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나오는 호르몬은 엄청나게 강력한 에너지가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끌어당기는! 상상력과 창의력! 모든 게 에너지, 힘이다!

가령 가능한 내가 하는 행위에 내 마음 상태를 점검한 후 행동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에는 행복한 감정이나 추억을 기억하고 싶을 때 그리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내 감정과 직관에 충실하려고 한다. 물감의 색깔을 선택하는 것도 자의적이고, 손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그리는 것도 오롯이 내 자유의지다. 스스로에게 그런 마음들을 허락할 때 영혼은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해방감의 기쁨 이주는 청량감이 있다. 나는 그럴 때 몸과 마음, 영혼은 정렬되는 듯하다. 아! 연결되었구나! 그리고 그 마음이 타인과도 연결되었을 때 행복감은 무척이나 크다. 그런 마음을 알고 있는 새로운 주인들을 만나 그런 피드백을 들을 때면 나에게 주어진 재능이 결코 내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감사와 충만의 부메랑이 나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오늘 아침이 그랬다-

그림 값을 내가 정하지는 않았지만 구매하시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그림 가치를 후하게 쳐주셔서 통장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엄청난 금액이 찍혀 있을 때- 가끔 그림을 사주신 분이 그림을 볼 때마다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다며 편하게 안부 인사를 건네는 전화를 할 때- 살면서 통장도 영혼도 풍요롭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긴급 재난 지원금도 오늘 신청했고 먹고 싶었던 과일이랑 새집으로 이사하면 사고 싶었던 이쁜 화분들과 화초들을 신나게 쇼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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