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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쉘위 Jan 02. 2021

나도 자유로운 할망구가 될거야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

여든 네살 할무니한테 풍기는  간지가 어디서 나올까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생각에 잠기게 했다. 어제 새벽에 보기 시작한 영화는 중간에 계속 사념에 빠져 장면 하나, 대사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멈추고 다시 돌려보고를 반복하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 ( 할무니가 카일라스 가는길처럼 쉽지 않았던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멋있다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고 싶어서 신랑 앞에서 ‘ 나도 저렇게 늙을거야’ ‘ 나도 할머니 처럼 늙어야지.’  곱게, 멋있게, 건강하게.  영화는 그냥 단순히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 여든 네살 할머니의 도전이라고 말하기에는  할머니의 삶과 여정이 너무나도 깊다.

사막에  꽃을 보며 기적이라고 감탄하고 담요를 어찌 발견해서 자갈 밭에서도 108배를 하면서 기적이라 말하고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인사와 자신이 가진 먹을 것을 나누고 안아주며 응원하며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항상 사원을 찾아 기도하고 틈틈히 스트레칭하고 몸관리를 하며 달리기를 하는 일상의 의식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반짝 반짝 빛났다.

, 뭔가 외국 할머니 같다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는데 식당에서  한조각을 먹는 모습, 무거운 배낭을 혼자 메고 걸어가는 모습, 잔디 위에 누워 하늘을 보며 낮잠을 자는 모습,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모습.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에서 풍기는 마음의 여유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존재를표현하는 건강함, 두려움 없고 편견없는 할머니의 삶의 태도에서 흘러나오는 자유로움 때문에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눈에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기도하는 두손과 배낭을 메고 있는 모습이였다. 참된 자유는 아름답고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은 본인도 타인에게도 평화의 기운이 전해진다. 결국 나이 들었을  경쟁력은 자비심가득한 마음과 얼굴이 아닐까 싶었다. 나이 들면 외롭지 않게 늙는게 다들 바라는 건데 그런 사람들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이니까.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할머니를 보고 슈퍼마마라고 했다.
나도 그런 마마가 되고 싶다. 그런 할망구가 되고 싶다.
할머니가   중에  말이 꽤나 오래 남는다.
자식들을 키울 때는 힘들어도 키우고 나면 든든하다고

아들이  할머니의 순간 순간을 담았고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걸을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한다. 할머니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아들이 있었다. 어쩌면 아들의 사랑과 응원으로 할머니가 힘든 여정을 해낼  있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엄마의 환갑 생일  한달동안 태국 배낭여행을 했었는데 나는   엄마의 행복한 표정들이 너무 어린아이 같이 천진난만하게 이뻐서 모든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사진으로 담느라 정신없었다. 내가 지금 한별이의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엄마도 할머니처럼 매일 아침기도로 시작하고 버스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기차를 타고 이동을   묵주를 손에서 놓지를 않으셨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아침 식사 할때마다 인사를 하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외국인 여행자들도 그런 엄마를 보고 엄지를 치켜들고 멋지다고 했었다. 어쩌면 엄마는 사람들이 멋지다고 하는 말에 매일 매일  멋져지고 이뻐지고 아름다워지는  같았다.  많이 웃었고  많이 다가갔고  많이 시도했다. 나이들어서 멋지다는 말을 듣고 살일이 별로 없다보니 이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요즘  새삼 느낀다.

 나이 여든에도 배낭메고 튼튼한 두발로 걸어다니면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여행자들  손으로 따뜻한  한끼 지어서  먹여야지.  한별이가 같이 가주면  좋고!

#카일라스가는길
#히말라야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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