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배 14일차 ] 미소 지으면서 절하기

오늘 하루 얼마나 웃었지?

by 초연

나는 2년 반전쯤 시골에 혼자 귀촌을 해서 시골살이 6개월이 지났을 때 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일년간 연애와 동거를 하고 결혼을 했다. 아무도 아는 곳이 없는 작은 산촌마을에 혼자 내려와 오래된 시골집을 내 손으로 고쳐가고 가꿔가며 혼자 지내면서도 심심할 틈 없었지만 전국에서, 전 세계에서 친구들이 놀러와서 사실 혼자 지낸 시간들이 많지 않았다.


친구들이 놀러오면 좋기도 했지만 내 일상의 루틴과 리듬이 무너져서 다시 회복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게 시간이 걸려서 힘들기도 했다. 혼자 있을 때는 그림도 그리고, 마당에서 흙밟고 걸어가니고, 텃밭도 가꾸고, 작은 정원도 가꾸고, 오후 내내 늘어지게 고양이를 보면서 지내기도 하고 늘어지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보거나 영상을 만들면서 때로는 부지런하게 때로는 게으르고 여유있게 나만의 리듬에 맞춰 꽤 풍요롭고 충만하게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타인에게 쏟는 에너지가 크게 없다보니 평소에도 에너지가 빵빵하게 충전되어 있어서 생기 있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혼자서도 참 잘 놀고 혼자서도 이것 저것 잘 하는 편이라 외로움을 겉으로는 크게 느끼지 않는 편이지만 영혼 깊숙이 느껴지는 외로움은 가끔 찾아오기도 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그것은 어느 누구로 부터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 때 쯤 우연히 명상을 만났고 명상과 기도를 하면서 나는 그 빈자리를 채워가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혼자 있을 때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혼자 있으면 깔깔 웃을 일이 많이 없다는 거다.


깔깔 웃을려면 사람과 함께 즐거워야 하고 즐겁고 웃는 시간이 많아져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개인적으로 난 웃을 때 오장육부, 내 장기들이 건강해져서 내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낄 때가 있다.


어쨋든, 웃음은 보약이다! 보약 먹는 것보다 웃는게 더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할 가능성이 훨씬 크고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기를 낭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요즘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갑자기 친한 동생이 엄마와 함께 진안 여행을 왔다는 연락이 왔다. 사람만나기 힘든 코로나 시대에 어디 나가기도 쉽지 않은 아기 엄마로 살아가면서 사람만나는 제약이 더 많아졌는데 집 근처에 놀러왔다는데 초대를 안할 수가 있나.


사실 연락 올 때 까지 아이 이유식 만들고 이유식 먹이고부엌도 주방도 난리 난리가 났었다. 나도 오후 두시가 넘을 때 까지 한끼도 못먹어서 기운이 없었는데 소고기 뭇국을 휘리릭 끓여서 한그릇 후딱 말아서 후루룩 마신 후 뭔가 에너지를 급속 충전 한 것처럼 십분 안에 청소기 돌리고 걸레로 바닥 닦고 집안 정리를 후다닥 하고 향을 피우고 디퓨저에 좋아하는 프란켄시스 오일을 몇방울 떨어뜨리고 숨을 고르고 짜이를 끓여서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뭔가 설레는 마음 때문이였을까.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친구 얼굴 보자마자 너무 반갑고 기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처음 뵙는 어머니도 같이 오셔서 불편하시지는 않을까,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나 조금, 아주 조금 걱정과 긴장을 하기도 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에너지들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아이도 칭얼거림 하나 없이 신나게 놀다가 밥 먹고 낮잠을 푹 자고 일어났고 우리는 그 사이에 많은 대화를 나눴고 시간이 지날 수록 대화도 무르익어 갔다.


그냥 오늘 어머니가 마음을 열고 우리집에 선뜻 와주신 마음 때문인지, 손님 맞이 준비를 하면서 나만의 의식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해서 인지,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와의 기쁘고 설레는 마음 때문인지 요즘 백팔배 덕에 나의 기운과 집안의 기운이 편안하고 좋아졌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사람이 우리집에 놀러 왔다 돌아가면 엄청 피곤하고 지쳤었는데 오늘은 뭔가 내 가슴에 가득 채워진거 같다.


그러고 보니 오늘 많이 웃었구나! :)







불행한 사람은 더 불행해지게 절하고 병에 걸린 사람은 더 빨리 병이 진행되게 절한다. 화병에 걸린 사람은 가슴이 더 답답하고 화가 치밀게, 냉병에 걸린 사람은 순환이 더 안 되어 더 차가운 몸이 되게 , 머리가 복잡한 사람은 더 머리가 복잡해지게, 무릎 관절이 아픈 사람들은 백발백중 무릎을 철저히 고장 내는 절을 한다.




웃어야 온 몸에 긴장이 풀어지고 마음까지 유연해진다. 몸이 긴장하면 마음도 긴장하기 때문이다. 눈꼬리와 입 꼬리를 귀에 걸고 미소 지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절을 할 때 뭉치고 굳은 근육이 풀리고 막힌 관절 차크라가 열리며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웃으면 마흔 가지나 되는 유익한 호르몬이 저절로 나와서 부정적인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 나는 절을 한배 한배 올릴 때 마다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짓는 얼굴로 두손을 가슴 앞에 합장하고 나를 만나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절을 하고 땀을 흘리고 샤워한 뒤 반듯이 누어 아름답게 미소 지으며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해보라. 저절로 깊은 잠에 빠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확 떠지고 정신이 맑아짐을 체험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자기 전에 백팔배를 한다.

오늘도 꿀잠 예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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