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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Oct 23. 2016

<쇼생크 탈출>

영화에세이

사람들이 말하는 '적응'의 뜻을 잘 모르겠다. 학교나 직장을 군소리없이 꾸준히 다니면 '잘 적응한다'고 하고, 그곳을 벗어나려고하면 부적응자가 된다. 특정한 장소를 벗어나려하는 것을 주변 사람들은 마치 사회를 벗어나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듣는다. 들어갈 때는 제각기 다른 모양을 하지만, 나올 때는 같은 모양이 되어야 한다. 원해서가 아니라 시스템에 절대적으로 길들여지는 것이다. 강요와 복종이 이토록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되려 누군가 구속해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처지가 된다. 걔 중에 그들화되지 못한 소수는 애초부터 그곳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누군가에겐 학교가 감옥이고, 선생님이 간수가 될 수 있다. 짜여진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운동장 너머와 단절되어 있고, 괴롭힘을 하는 자와 당하는 자가 있고, 그걸 눈감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와 감옥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학교에서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데 혼자만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무기형을 선고받은 것과 다름없다. 개인은 없고 공동만 있는 구조 안에서 나의 신념과 나의 판단과 나의 소신이 낄 자리는 없다. 자신이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판단될 때 숨 쉴 수 있는 구멍을 찾아 탈출한다.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 '적응하지 못한다'를 선택하는 것이다. 부적응자가 원하는 것은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자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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