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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ㅅㅇ Dec 05. 2016

<파수꾼>

영화에세이

어떤 집단에나 존재하는 형태의 관계가 있다. 강자와 약자,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강자에게 빌붙는 약자. 그들은 강자 곁에서 웃고 떠들지만, 진심이 아니다. 그저 자존감을 낮추고 비굴해져야만 살기 편해지기 때문에 상대에게 맞추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사회에서는 사회생활을 잘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학교는 집을 벗어나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회이다. 학교에도 존재하는 이같은 형태는 가장 예민한 시기에 있는 아이들을 더 틀어지고 더 엉망이고 더 상처받게 만든다. 친구라는 이름을 했지만, 친구 사이에 우위가 존재한다. 소위 잘나가는 애 주위에는 친구가 많아 보인다. 하지만 그를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해서 곁에 있는 사람은 없다.

  

무엇이 그들을 지탱하는가 살펴보면 그곳에 우정은 없다. 목적을 이루면 언젠간 떠날 사람들이었다. 이 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은 사람은 강자 뿐이다. 강자는 잘못된 관계에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약자는 문제점을 말하지 못한다.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이에서 소통이란 먹통이다. 공기는 답답하고 실들은 뒤엉켜 풀 수 없다. 친구와 틀어지고 나면 추가 하나 쿵하고 떨어진 것 마냥 마음이 무겁다는데 공격과 방어, 투수와 타자,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그들은 친구였던 적이 없다. 우리는 남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알지 못한다. 오해를 풀고 싶어졌을 땐 이미 아무것도 지킬 수 없게 된다. 친구가 전부였던 시절 그들은 각자를 지키는 파수꾼이었을 뿐, 그 누구를 위한 친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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