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이 엄마를 만난 건 운명이었다
<하준이법 시행규칙 입법예고>에 부쳐
하준이 엄마를 만난 건 운명이었다.
우리의 만남이 운명이 아니기를,
어차피 만나게 될 운명이었다면
우리 다른 길 어드메에서 만났다면 좋았을 것을 생각하며 잠든 밤을 헤아릴 수 없지만.
사고를 되돌릴 수 없다면,
그 길 위에서 더 나은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여기며 달렸다.
대한민국 대표 어린이 시설인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엄마 손을 잡고 서 있던 다섯 살 하준이를,
경사진 주차장에서 굴려내려온 차가 덮쳤다.
그 날 가족들의 눈 앞에서 하준이가 세상을 떠났다.
국민 청원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 한
하준이 엄마와 뜻을 모아준
약 14만여 명의 시민 덕분에
하준이법 관련 뉴스가 언론과 정치권에 오르내렸다.
의원실들이 앞다투어 하준이법을 발의했고
정부도 대책을 발표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하준이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었고
국토부는 하준이법과 직접 관련이 있던 대책
어느 하나 진행하지 않았다.
국토위 소속 의원실의 보좌진으로
하준이법 진행 경과를 살펴보고
질타하면서 매 순간 답답했고 화가 났다.
경사진 곳에는 가급적 주차장을 만들지 않아야 하고,
경사진 곳에 주차구획을 설치한다면
어떤 상황에도 차가 미끄러져내려오지 않도록
사고예방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운전자 부주의에도 차가 굴러내려 와
다른 사람을 덮치는 일이 없도록
고임목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법안 통과가 이토록 어렵다니.
상식이 법이 되는 게 이리도 힘들어서야.
물론 일각의 반대도 있었지만
<하준이법> 통과를 위한 가장 큰 허들은
정치권의 무관심이었다.
포털 검색어에 오르고
사람들 사이에 회자될 때는 반짝 관심을 갖고
입법 성과를 홍보하지만(법안 발의를 했을 뿐)
그 이후 거쳐야 하는
지난한 입법 노력은 하지 않는 것-
그 사이 유사한 사고로
또 다른 아이들이 다치고 사망했다.
그 시간을 버티고 이겨내
끝내 <하준이법> 통과를 만들어 낸 하준이 엄마와 정치하는엄마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을 해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노력해주신 이용호 의원님과 스탭 모두.
한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자 애써 준
엄마 아빠 이모 삼촌 언론인 분들과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해 준 국민들의 관심이
퍼즐 조각처럼 모여
극적으로
<하준이법>이 통과되었다.
20대 국회가 이룬
가장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어제, 하준이법 시행 준비를 위한 시행규칙이 입법 예고되었다.
이 단순하고 상식적인 기준이 마련되기까지
고된 세월을 견디고 버텨온 하준이 가족들과.
별처럼 빛나던 하준이가 몹시 보고픈 날이었다.
내 삶을 바꾸는 정치,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정치는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 손에.
그렇게 한 걸음 차곡차곡 내디뎌 갈 수 있기를
<하준이법> 시행규칙 입법예고를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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