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엄마들_긴급논평]
이해찬 당대표는 당장 사과하라!
[정치하는엄마들_긴급논평] ‘82년생 김지영’에게 ‘노오력’을 요구한 이해찬 당대표는 당장 사과하라!
더불어민주당은 인재영입에 앞서 ‘경력단절’에 대한 인식부터 제고하라!
더불어민주당은 오늘(9일) 오전 총선 영입인재로 경제학 박사 출신 40대 여성 변호사인 홍정민 로스토리 대표를 공개했다.
민주당은 홍 대표에 대해 경제 분야 첫 영입 인물이자, 경력단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취를 낸 여성인재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해찬 당대표는 인사말 중 “제 딸과 나이가 같으신데 제 딸과는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 우리 딸도 경력단절자인데, 경력 단절된 뒤에는 열심히 무엇을 안 한다. 그런데 홍 박사님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오셨다”라고 발언했다. (관련 보도자료 https://theminjoo.kr/board/view/briefing/235040)
이해찬 당대표와 민주당에 묻는다.
경력단절이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며, 경력단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은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고 정녕 바라보고 있단 말인가.
경력단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노동시간,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 풍토, 양육자가 스스로 아이를 돌보기 힘든 구조에 닿아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이번에 영입된 홍 대표야 말로 우리사회 경력단절의 문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소위 일류 대학과 굴지의 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녔음에도 육아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뒤에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어려워지자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도전해야 했다.
경력단절 후 재취업의 험난함 속에서 전문자격증 취득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당대표와 민주당은 이를 개인의 극복서사로 한정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자녀 돌봄의 어려움으로 경력단절에 놓이거나 기로에 놓인 여성들에게 ‘당신은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냉소를 가감 없이 던진 것이다.
사회 구조적 모순에 의해 경력단절이라는 비자발적인 선택을 강요받는 여성 양육자들의 현실에 대해 티끌만큼의 이해라도 가지고 있다면 감히 발설할 수 없는 실언이자 망언이다. 심지어 자신의 딸을 끌어내리면서 경력단절 피해 당사자에 대한 모욕을 서슴지 않은 이해찬 당대표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또한 민주당에게 요구한다. 홍정민 대표의 영입 취지의 진정성을 보이고 싶다면 이제라도 경력단절 현상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정치적 해법을 내놓으라. 정치에서 한 명의 인재영입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대의 요구를 읽어내는 능력이다. ‘82년생 김지영’에게 ‘노오력’을 제안한 여당의 저급한 인식 수준이 개탄스럽다. 한국 여성의 노동생애에서 장기간의 경력단절은 특수한 상황으로 주요 선진국인 외국의 사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즉 경력단절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정치의 실패이고, 긴 세월 거대 양당으로 정치 기득권을 누려온 민주당은 정치적 책임이 매우 크다. 여성 개인에게 열심히 살라고 말하지 말고, 스스로 정치를 좀 열심히 할 생각을 하라. 공부 좀 하라.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 190830 경력단절여성의 현황과 문제점 http://nars.go.kr/brdView.do?brd_Seq=25894&cmsCd=CM0155)
2020년 1월 9일
정치하는엄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