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는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 평균연령 28개월 아이들 그룹에서도 변함 없는 룰. 의도가 없는 순간에도 본능적으로 마음이 맞는 짝이 나타나면 신나게 무리 지어 놀게 되고, 그러다 어느 순간 공공의 상대가 돼 줄 제 3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찾아 나서기도 전에 만나게 될 때도 많고) 상대를 만남으로써 '우리'라는 정체성이 강화되는 것이다.
한 사람이, 둘 이상이 뭉쳐 조직된 무리를 만나게 되면 별 것 아닌데도 괜시리 서럽고 마음이 상하는 법. (물론 아이들의 경우엔, 주체와 객체가 수시로 변한다.따돌림은 의도를 갖고 하는 행위를 말하므로 논외로 침) 그러나 씁쓸하게도 사람의 마음이 갈대와 같아서, 무리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에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 태도가 변하기 십상이다..누구든 집단 안에 합류되는 순간 공의와 불의 가리지 않고 의기충전하기 마련이고 방금 소외된 기분이 들어 우울해졌던 이도 집단 안에 속하는 순간 또 다른 제 3자를 소왹시키며 그룹에 대한 소속감을 더한다. 그야 좋은 방향일 땐 그렇다쳐도.... 잘못된 방향으로 그 힘이 뻗치는 때엔 반드시 피해자가 속출하고 눈물의 탄원이 시작되는 법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응당 저의든 악의든 그 무에든 없었더라도 집단이 되는 순간 더 적극적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의식해 주어야 한다는 진리를..근래 들어 더 많이 실감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무리짓지 말기.
어쩔 수 없이 형성된 무리라면..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그룹이라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더 적극적으로 그 밖의 사람을 돌아보기. 입장 바꿔 생각하기. 무리 밖에 또는 경계에 선 사람에게 나름의 어드벤티지를 줄 수 있다면 더욱 좋고.
가능하다면 무리를 구분하는 경계선 자체가 점선일수록 더욱 좋을 것 같다. 누구든 들어올 수 있도록. 아닌 사람도 드나들 수 있도록. 그러려면 서로에게 더욱 진실해야 하고 조직이라면 더욱 투명해야한다. 무엇보다 선민사상, 높은 마음, 아래를 내려다 보는 듯한 시혜적 관점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