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미카엘 씀..
2025년 주님 수난 성금요일(4.18)이 다가온다.
이 날, 한 끼의 단식을 봉헌드리고자 한다. 환자인 나로서는 단식을 최소한으로밖에 바칠 수 없지만, 그 절제의 의미마저도 주님의 수난과 일치시켜, 자녀를 잃은 참척의 고통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모진 현실 속에서 종교는 때로 무력하다. 찢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이는 드물다. 그러나 나는 그 고통과 절망 앞에 선 이웃의 곁에 서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망자들에게 기억은 우리의 염치이며, "나를 잊지 않는 너에게 꽃을 안겨주노라" 말하는 그들은 오히려 살아 있는 우리를 위로한다.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잃었지만, 동시에 얻었다. 망각이 아닌 기억을, 침묵이 아닌 행동을, 정의라고 불릴 만한 삶의 태도를 말이다. 위선과 조롱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이름으로 나라의 방향은 바뀌었으며, 그 변화는 우리의 혈액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내 영혼이 아로새긴 그대들이여, 당신들은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다. (gpt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