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과 용서와 해갈 그리고 희망

by 레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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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병들면 가볍고 투명해지는 것이 편하다. 나에게 기복 우상숭배가 아닌 '죄를 없애는 어린양'에 대한 갈급한 열망과 함께 신뢰만이 존재하게 되었다. 사랑의 갈증과 믿음의 해갈이야말로 내 영혼이 바라던 일이었다. 하느님의 일을 적어도 방해하거나 냉소하기보다는 '찬미하고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신앙'을 원하였다.


어떠한 위기나 박해 때문에 냉담한다는 핑계도 내 안에 끈질긴 믿음을 이유로 성립될 수 없다. 그가 나를 버렸다고 느낄 때 그의 부재가 확실하게 올 때 그런데도 불구하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은 배교와 불순종이라는 유혹과 맞서 싸우는 힘을 준다. 하느님 믿는 까닭에 나를 박해하고 미워하고 중상했던 불쌍한 동료 근육병들을 위해 주님의 축복을 빌되 그들을 다시 사귈 생각이 없다.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말을 변형하자면, 나름의 불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저주를 즐기는 타성과 시기와 나태함을 삶의 태엽으로 사는 인간 유형의 행태들. 그들은 돌을 내게 던져도, 스테파노처럼 죽더라도 나의 영혼은 순교를 택하여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병자의 믿음은 결코 어려움을 겪더라도 '하느님 사랑 때문에' 세상과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불행은 불확실한 삶에서 오는 게 아니라 불성찰과 오로지 살기 위한 기회주의에서 인과할 뿐이다.


고결한 영혼이 되기를 오직 거룩함만을 가진 사람이 희망으로 불멸한다.

생은 등산이다. 우리는 사실 다볼산에 오르는 중이다.


사진: 일원동 성당 ⛪️ (주보성인 성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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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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