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업자등록하기
오늘을 기다렸다. 11월 11일.
사업자등록 신청하기 딱 좋은 날.
이리 말하면 오늘이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그냥 기억하기 쉬운 날짜여서 선택한 것뿐이다. 다이어리에 일정을 꼼꼼히 정리해놔도 다이어리를 열어 볼 여유가 없어서 허덕였던 적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냥 기억하기 쉬운 날짜를 선택하기로 했다. 나는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뭐든 상관없다)에 사업자등록을 했다.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창립기념일이 빼빼로데이니 나중에 직원들도 좋아할 거다. 물론 잘 돼야 말이지만.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업종과 업태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사업자등록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제든 넣고 빼고 수정도 가능하니 너무 깊은 고민은 하지 않기를.
나는 그림책 수업과 공예 수업을 하려 하기에 주 업종은 교육서비스업, 업태는 공방으로 수정해서 등록했다. 그림책 큐레이션을 하면서 가능하다면 소개하는 그림책도 판매하고 싶어서 부업종은 소매업의 서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완성품을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할 거기에 전자상거래를 추가했다. 업종, 업태를 결정하기에 앞서 공방 사업자등록 내는 방법을 검색해봤지만 거의 캔들 공방에 대한 정보가 많았다. 그림책과 공방을 함께 하려는 나와는 매치가 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관할 세무서에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급하면 찾아오라는 건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된 요즘 같은 시대에 민원실은 담당자와 통화해야 한다 하고 국세청 대표전화는 안내밖에 할 수 없다 하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상호명은 미리 생각해 놓은 대로 ‘그림책공방 숨결’로 적었다. 업종변경이나 품목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숨결’ 또는 ‘당신의 숨결’로 할까 잠깐 고민했지만 그림책이 중심이 될 것은 변치 않을 테니 처음 생각대로 진행했다. 대표자의 인적사항을 적고 사업장 소재지는 당분간 온라인으로 운영할 거라서 집 주소를 적었다. 이제 일반과세자로 할 것인지 간이과세자로 할 것인지 선택하면 된다.
개인사업자는 사업규모에 따라 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로 구분된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연매출 4,8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가 될 수 있다. 나는 홈 공방으로 시작하기에 초기 비용이 들지 않아 간이과세자로 선택했다. 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세 신고도 1년에 한 번만 하면 되고 일반과세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도 적은 편이다. 이번에 코로나로 인해 간이과세자 기준이 더 완화되어 연매출 8,000만원 미만이면 간이과세자로 등록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 납부의무도 기존 연매출 3,000만원에서 4,800만원 미만으로 높였기에 초보 사업자로서는 간이과세자로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업종에 따라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할 경우도 있는데 공방의 경우는 추가할 서류는 없다. 그리고 제출을 누르면 끝.
검토 후 2~3일 안에 완료될 거란 안내를 받았는데 1시간 이내 처리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와. 이제 정말 사업자인가.
사장되기는 참 쉬웠다. 간이과세자는 통신판매업 신고도 면제되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나는 사장이 되었다.
이제는 사장 마인드로 사업을 진행할 차례.
다음엔 스마트 스토어 리뉴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