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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몽 Dec 08. 2020

아이디어스 작가가 되었다.

부캐 +1

12월 3일. 그러니까 지난주 목요일이었다. 여느 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를 했는데 제법 빨리 마무리가 되었다. 평소보다 여유로운 시간에 문득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아이디어스(idus)에 입점 신청 메일을 보내기로 한다. 주말이 낀 걸 감안하고 월요일 아침에 회신을 받았으니 결과까지 딱 이틀이 걸린 셈이다. 진작에 입점 신청을 하려고 하였으나 심사가 꽤 까다롭다는 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다 주문 상품을 만들면서 만드는 김에 영상을 찍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상세 페이지에 올라갈 작품사진과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더해 입점 신청서를 보냈다. 이것도 먼저 신청한 이의 꿀팁을 전수받아서 그나마 신청할 의지가 생긴 것이다. 월요일쯤 회신이 올 거라는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12시 전에 아이디어스의 회신 메일을 받았다.


“[idus] 입점 심사 통과 안내드립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메일 제목이었다. 입점 심사에 통과되었다는 내용과 아이디어스의 소개자료, 수수료와 정산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입점 신청 서식이 함께 있었다. 심사 통과가 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심사에 통과는 하되 아이디어스의 작가로 활동할지는 나의 몫이었다. 고민할 필요가 있겠나. 바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회신을 보냈다. 작가 등록은 1주일 이상 소요된다고 하니 또 기다림의 시간이다.


브런치 작가에 여러 번 떨어져 봤기에 아이디어스도 그러려니 사실 기대를 하진 않았다. 설립 초반엔 아이디어스 측에서 핸드메이드 작가를 섭외하려 다녔다면 지금은 입점 절차가 꽤 까다롭다고 들었다. 게다가 얼마 전 큰 금액을 투자받고 여러 광고와 홍보를 시도하고 있어서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통과 메일을 받다니!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처럼 또 얼떨결에 아이디어스 작가가 되었다. 이로써 부캐 하나 추가.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플랫폼이다. 만들어져 있는 사입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만드는 상품만 판매가 가능하다. 그래서 입점 신청할 때 상품의 제작 과정이 담긴 영상이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나는 그림책공방이라는 사업자명 때문에 무엇을 팔 것인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관건이었다. 최대한 그림책공방 ‘숨결’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해 적었다. 그리고는 판매할 상품 중에 대표상품이 될 플라워 펜과 손뜨개 꽃 책갈피를 대표 사진과 함께 상세페이지 설명을 더해 PPT로 만들어서 제출했다. 제작 영상은 자연스럽게 담되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적당한 편집과 속도를 조절하여 빠르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실 제작 영상의 초반 몇 분은 각도 조절을 잘못해서 화면에서 손이 보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직접 만들고 있는 건 알 수 있을 것 같기에 두 번 찍을 수고스러움을 포기하고 도전해 보았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브런치 작가를 처음 시도할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었다.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이번에 안되면 다시!라는 쿨함도 한몫했던 것 같다.










핸드메이더에게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모여 있는 플랫폼에서의 활동은 또 느낌이 다르다.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은 핸드메이드 작품들이 소중하게 인정받는 곳이다. 그러기에 오랜 시간 핸드메이더로 살았던 나로서는 그동안의 수고를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 작품이 판매될 플랫폼은 많을수록 좋다. 언제 어디서든 내 물건이 노출된다면 그만큼 판매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업자등록을 하면서 우려했던 일보다 오히려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올 한 해 참 열심히 살아왔고 그에 대한 보답을 올해가 끝나가기 전에 다 받는 듯하다. 작가라는 호칭은 무엇이 되었든 참 기분 좋은 말이다.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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