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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몽 Jan 22. 2021

강점 찾기를 통해 만난 나의 천직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길목마다 나를 멈추게 했던 것은 바로 나만의 강점을 찾는 거였다. 나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내가 잘하는 것이 있기는 할까? 자존감이 바닥인 내가 강점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나는 손으로 사부작 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손재주가 많던 엄마를 보고 자라서인지 나도 엄마처럼 뚝딱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똥 손 그 자체. 공예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던 언니에게로 엄마의 손재주는 몽땅 넘어가버렸다. 나는 엄마가 하는 일을 옆에서 지켜본 탓인지 사람 얼굴도 잘 못 알아보는 눈썰미로 나만의 감각을 키워 나갔다. 뭘 만들어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탓에 어디 하나 보여줄 곳도 마땅치 않았는데 나이 마흔쯤 되어보니 금손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이것은 내 노력의 산물이다. 10,000시간의 법칙이랄까. 자꾸 무언가를 만들다 보니 웬만한 수공예품은 독학으로 가능하고 예쁘다는 소리도 이제 제법 들린다. 그 당시에는 실력도 없으면서 왜 자꾸 붙들고 있나 싶기도 했는데 나는 머리를 쓰면 꼭 손을 놀려야 균형이 맞춰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부작거렸던 수많은 손놀림이 지금은 내 사업 아이템이 되었다.


또 하나의 강점은 내게 가장 중요한 감성이다. 어릴 땐 너무 예민한 내가 싫었다.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정에 치우쳐 축축 쳐지는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나를 잃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나를 부정하니 나 스스로 서 있을 자리를 잃었다. 나를 찾아가면서 기억나는 장면들을 하나하나 적어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참으로 감성 소녀였다는 것이 떠올랐다. 노래 듣는 것을 너무도 좋아해서 나이가 들어도 최신 노래는 놓치지 않고 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더랬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나를 위한 음악 하나 제대로 들을 시간이 없었다. 첫 아이를 낳고 혼자 외출하는 것도 겁이 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아이 아빠와 함께 예방접종을 맞추러 다녀오고는 했다. 어느 날 문득 오늘은 왠지 혼자 다녀와도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단지가 많이 들어선 동네이긴 했지만 번화가 쪽은 술집도 많아서 낮에는 크고 작은 차들이 인도를 막아서고 있었다. 그 사이를 비집고 유모차를 끌어 처음 아이와 둘만의 외출에 나섰다. 아이는 아픈 주사를 맞고 울다 지쳐 잠이 들었고 나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돌아오는 길에 커피숍에 들어갔다. 아이를 재운 유모차를 마주하며 커피 한 모금에 노랫가락이 귓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때의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정도였으니까. 그런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 감성적인 나를 찾아냈다.




나에게는 나만의 시간과 내 감성을 불러일으킬 최소한의 환경이 필요했던 것이다. 철저히 잊고 지냈던 내 모습이 몹시도 그리워졌다. 내가 잘하는 것은 일상에서 감성으로 연결하는 감정선이었다. 감성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다 갖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라고는 그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내 인생에서 붙잡고 가고 싶은 것도 감성이었다. 그래서 나의 일과 감성을 연결시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의 감성에 이름을 달아 감성 큐레이터라는 새로운 직함도 만들어주었다. 이제 사람들은 나를 보면 나만의 감성이 있다고 말을 한다. 그렇게 이미지를 쌓아가다 보니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감성이라는 키워드와 연결이 된다. 상품을 제작해도 나만의 감성이 돋보이고 그림책테라피를 해도 나만의 감성으로 힐링 포인트를 잡는다. 내가 버리고 싶었던 나의 모습이 나에게 강점으로 돌아왔다.


나의 강점인 사부작거리기와 감성을 합쳐서 그림책공방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아 특별히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보여주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히려 두 가지를 연결하고 난 후 나를 표현하기가 쉬워지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해졌다. 이제는 내 강점을 나를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잠시 쉬었으면 한다. 자기계발이며 앞을 향해 나아가다 멈칫하는 순간이 올 때, 숨을 고르며 내가 그토록 원했던 나만의 시간을 그곳에서 누리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의 공방 이름은 숨결이다.      


잠시 머무르세요, 그림책공방 숨결.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남들이 나에게 붙여주는 강점도 도움이 되지만 나의 강점은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꼭 나만의 강점을 찾아보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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