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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al Eclipse Dec 24. 2020

안녕하셨습니까?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무지막지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코로나 19의 기세 때문에 안부인사드리는 것조차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제주에도 확진자들이 폭증하며 도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편인데요. 섬이라 차단의 효율이 높다는 건, 반대로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도 있는 지형조건이란 뜻이니 불안함이 큰 게 사실입니다.


 한동안 새 글을 발행하지 않으니 조회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더군요. 안 그래도 스압주의가 붙을 수밖에 없는 글을 쓰고 있었던 터라 조회수에 욕심은 전혀 없다 자신했지만, 사람이란 게 어디 속마음을 끝까지 감출 수 있겠습니까. 

 당연한 일입니다.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뒤로 밀려나는 법이죠. 주제다 주제다 보니 방문할 공간이 정해져 있고, 코로나의 공포 속에 여러 제한사항들이 생겨나면서 이동이 지극히 어려워진 까닭에, 전진은 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노트북을 들고 들어간 제주의 카페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스스로 정해놓은 마감의 압박을 벗어던지고 바다전망이 아름답다는 카페란 카페는 죄다 섭렵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동안 쉬지는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인 방금 전, 10번 글의 다듬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전진하지 못했던 한 달의 시간 동안 01번부터 시작해 열 개의 글들을 머리 싸매고 수정, 보완해 왔습니다.

 어찌나 낯이 뜨거웠는지 모릅니다. 1년도 안 된 글임에도 엉망인 것들이 쉴 새 없이 눈에 포착되더군요. 물론 지금 쓰는 글들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불 킥을 할 정도로 부족함을 느끼겠지만, <모든 곳의 어떤 것들>이란 타이틀로 발행한 초기의 글을 보니 그야말로 자괴감이 들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 제가 구독하는 작가님의 글을 보니 자기의 글을 더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하셨더군요. 부정적인 말은 저도 싫습니다만 자기의 글도 최소한의 수준은 돼야 사랑함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지난 글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이 초조함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거슬리고 투박한 문장들을 조금이나마 갈아내고 다듬으려니 생각보다 많은 수고가 필요하더군요. 물론 수정을 거친 후의 문장도 모자란 것이 많겠습니다만 그래도 이해는 될 정도의 개정은 했다는 생각입니다. 제목이 바뀐 것도 있고요, 내용상으로는 약간의 추가가 되어 전체적으로 균일한 분량을 맞추려 애를 썼습니다. 구독자가 많지 않았던 (지금도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서 한 분 한 분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초기에 쓴 01 ~10번의 글들, 심심할 때 다시 한번 봐주시면 고맙겠고요, 전진 없는 리모델링 중 구독 버튼을 눌러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내일부터는 11번의 다듬기를 시작해야겠지요. 제주의 공간 중 한 곳이 남아있기에 42번째 글은 곧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뒤의 글들은 코로나 19의 상황에 따라 재개를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내 글이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 것인가 한없이 가라앉는 것도 결국 초보가 거쳐가야 할 과정인 듯합니다. 차라리 빨리 이런 추락을 경험한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진실한 마음이 글로 그대로 드러나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한 분만이라도 앞에 계신다면 열창을 할 수 있다는 어느 가수의 표현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족함은 꼬집어 주시고 미소가 지어지는 부분에선 크게 웃어주시기 바랍니다.

 모자란 것은 채워 넣고 채워나갈 것은 바르게 채워 넣겠습니다. 

 아프지 마시고 잘 지내고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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