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의 첫 사건

서초동 형사전문변호사

by 최염변호사

처음,

처음이라는 말은 항상 사람을 설레게 한다.

변호사의 첫 사건, 까마득해 보인다 벌써. 처음의 기준이 사실 조금 애매하다.

소속변호사로 있던 시절의 사건들까지 다 생각하긴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그때는 사실 처음이라는 느낌도 없이 빠르게 사건을 진행했어야 했다. 바쁘게 돌아갔고, 사건의 감상 같은 건 많지 않았다. 그저 사건이 잘 진행되기를 바라며 움직이고 빠르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래서 내게 강렬한 첫 사건은 결국 개업 후 처음으로 계약한 성범죄 사건이다.

처음 의뢰인을 만나 상담을 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그때를 나는 아마 앞으로도 잊기 어렵겠지.

형사전문변호사로서 한 발자국 나아가게 된 그 사건, 처음 보는 사람과 마주 앉아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상담을 하고 전화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계약하러 방문하셨던 그날은 정말 떨렸다.


어떻게 계약했는지 정신없이 계약하고 진행했던 것 같다.

사실 그래도 소속변호사로서 상담하고 계약진행도 해보고 떨릴 건 아닌데, 평소랑 같으면 되는데 그저 유난히 떨린 마음이었던 것 같다.


원하는 처분을 받기까지 그 의뢰인분은 백배는 더 떨린 마음이었겠지.


계약을 하고 선임계를 제출했던 때가 딱 이맘때여서 그런지 오늘은 문득 첫 사건이 기억났다.

16년 11월 추워질 무렵

나의 개업 후 며칠이 지나고 찾아온 의뢰인은 얼마 후 기소유예처분을 받고 기분 좋게 헤어졌다.

잘 지내고 계시겠지.

11월이면 아직 가을 아니냐고, 그런데 왜 이렇게 추운 건지 모르겠다.

추운데 가을이니 센티하게 첫 사건도 생각나는 건가?

나를 형사전문변호사로 있게 해 준 사건들은 너무도 많지만 처음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법이니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첫 수임의 기억.

오늘 저녁은 따뜻하게 국물 있는 메뉴로 골라야지.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니,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고소사건, 변호사의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