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나무와 꽃이 보인다

항상 그 자리에 있었는데

by choy
나의 배롱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빛이 너무 아름답다. (사진: 나)


이제야 항상 그 자리에 있던 나무와 꽃이 보인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주고, 여름이 되면 푸른 잎을 넓게 펼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가을이 되면 혹여 쓸쓸할까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 세상을 다시 한번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혹독하고 추운 겨울에도 나를 혼자 두지 않고 앙상한 가지들에 흰 눈을 쌓아 따뜻하게 안아준다. 겨울이 지나 또다시 봄이 오듯, 항상 그랬듯이 그 자리에 있었다.


어김없이 올해도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고, 따듯한 봄같은 위로를 해준다.


하지만 가끔은 어리석게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항상 그 자리에 있어던 것들을. 누군가 그랬다. '다시 사랑할 기회가 온다면, 예전보다 더 최선을 다하겠노라 다짐하였다.'라고.


그리고 나 또한 잃고 나서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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