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지 않아도 괜찮다

당연히 약해도 좋다

by choy
하남 농장에서 편하게 자라고 있는 아레카야자 (사진: 나)


내가 제일 좋아하고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 아레카 야자를 보며 말했다. 아는 분이 야자를 오래 키웠는데 야자는 물을 적게 주고 스트레스를 주면 더 잘 자란다고.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간다.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 살아남으려 물을 저장하려는 능력이 강해진 것이 선인장들이고, 해가 부족한 곳에서 태어나 악착같이 살아남은 식물들이 음지식물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인장에게 물 주는 것을 게을리하여도 오래 키울 수 있고, 고맙게도 해가 들지 않는 실내에서도 초록의 생명을 감상할 수 있다.


야자를 오래 키웠다는 그분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나름 저 방법이 그분의 노하우(know-how)이자 야자를 키우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전달해준 따듯한 조언일 것이다.


사람들은 편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이제는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더라도 돈과 관련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버는데 스트레스받아 몸과 정신이 힘들어 행복하지 않아 한다.


돈이 행복의 척도라면, 부유한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없고 마냥 행복해야 한다. 전혀 아니다. 그들은 가진 것을 잃을까 항상 불안해한다. 그리고 돈으로 산 행복은 사실 오래가지도, 진실되지도 못하다. 이것은 내가 직접 본 사실이다.


악착같이 살아보았는가. 어쩔 수 없이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강해져 본 적이 있는가. 가족에게도, 몇십 년 된 친구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심지어 아무도 나를 모르는 인터넷에도 차마 꺼내지 못하는 상처가 있는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온 슬픈 장면들이라며 인터넷에 떠도는 장면들을 직접 경험해 보았는가.


그래서 나라면 일부로 스트레스를 주어 강해지게 하라는 말은 못 할 것 같다.


우리 주위의 식물들은 악착같이 살아남은 식물들이다. 인간에 의하여 원래 서식지인 곳에서 옮겨져 오고, 좁은 화분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운이 나쁘면 평생 신선한 공기도, 빗물도 한번 맞아보지 못한 채 말라죽거나, 곰팡이가 피어 죽는다.


그래서 말도 못 하고 도망도 가지 못하는 식물들이 안쓰럽다. 길을 지나가다 물이 고픈데 말을 못 해 말라죽어가는 식물들을 보면 슬프다. 이미 죽은 식물을 보면 차라리 낫다. 내가 이미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강하다는 말은 긍정적인 말이다. 그렇다고 약하다는 반대말도 아니고 부정적인 말도 아니다.


식물도 사람의 삶도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는 것인데, 거기에 스트레스까지 주어가며 강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강하지 않아도 좋으니, 약한 모습을 숨기지 않는 식물과 사람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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