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준란 Jul 10. 2019

우라와 츠타야서점을 다녀와서

편집자의 책방 산책 




도쿄 중심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 사이타마현(埼玉県)에 다녀왔다. 내가 사는 이케부쿠로에서 쇼난신주쿠센 급행을 타고 가면 두 정거장이다. 이 때는 20분밖에 안 걸린다. 사이타마현에 왜 갔냐면 사이타마현 우라와(浦和)역에 지하철과 연결된 츠타야서점이 있다고해서다. 찾아보니 2015년 11월 25일에 오픈했다.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역이랑 연결되었다 해서 서점과 지하철을 연결해주는 지하 통로가 있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라 개찰구가 츠타야 서점 입구였다.  

     

들어와보니 당연히 한 켠에는 스타벅스. 스타벅스 커피를 주문해서 나는 지하철 안내도가 보이는 개찰구 바로 옆 자리에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를 처음으로 감동시킨 츠타야 서점은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인데 오늘 이곳도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다이칸야마에 생긴 츠타야와는 달랐다. 고급 동네에서 하루를 여유있게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보내세요라는 메시지를 주는 느낌이라면 우라와의 츠타야는 제발 여기, 잠깐만 둘러보세요느낌이랄까. 다이칸야마가 사람들이 찾아오고 싶은 곳이라면 우라와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찾아간 느낌이다.

츠타야의 콘셉트가 바뀌었다. 아니 어쩜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전략일지 모른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곳에 책이 보여야 되고 그런 다음 커피 마시러 잠깐 이곳에 앉았는데 주변에 책이 자꾸 눈에 보인다. 그래서 어느 날 책을 사게 되더라는 자연스런 연결이 이곳의 콘셉트이지 않을까 한다.  

또한 개찰구를 통해 츠타야에 들어오면 스타벅스 외에도 셔츠도 팔고 안경도 판다. 이곳 츠타야 서점은 편리가 느껴진다. 다이칸야마 츠타야는 여유였는데.

  

     

츠타야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책 읽는 라이프 스타일'을 퍼뜨리는 공간이다. 츠타야 서점은 2018년도에 매출이 1,330억엔으로 츠타야 서점 생긴 이래로 최고액이라 한다. 예전에는 가장 매출이 높은 서점이 기노구니야 서점이었는데, 2016년 이후 츠타야서점이 1위라고 한다.

다이칸야마 츠타야가 생겨났을 때도 이목은 끌었다. 츠타야를 만든 사람은 마스다 무네아키, 국내에는 <지적자본론>이라는 책으로 마스다 무네아키에 대해 많이 알려졌다. 비디오 렌탈 가게 주인으로 시작, 작은 비디오 가게 사장님이 일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내기까지. 그는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다이칸야마에 서점을 낼 때 주변 모두 반대했다고 한다. 그 근처는 덴마크·이집트 대사관 등 외국 공관이 점점이 흩어진 인적 없는 주택가였다. 역에서 걸어야 되는 이 곳에 "거기까지 책 사러 갈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 반대를 무릅쓰고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 주 토요일, 한국에서 출판 관련 선생님들이 와서 함께 또 다시 다이칸야마 츠타야에 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꽤 많았다. 한참을 책 보고 다음 일정으로 향하던 중 일행 중 한 명의 다급해진 목소리가 있었다. ‘제 명함집이 없어졌어요. 그 안에 카드가 있는데...’ 우리는 세 동의 건물을 다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했다. 나는 다른 일정 때문에 더 지체할 수가 없어서 나중에 혹시 찾아지면 연락달라고 하려고 직원을 찾아 부탁을 하였다. 검정색에, 자그마한 명함집이고요, 그 안에 카드가 들어 있어요. 그랬더니 직원은 잠시만요 하더니 pc로 바삐 검색하였다.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 명함집 갖다 드릴게요.” 분실물도 pc에서 바로 검색하게끔 시스템화되어 있다. (이 글을 쓰고보니 우리나라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우리는 외형의 츠타야 서점을 두고 감탄하지만 실은 츠타야 서점의 내적인 부분을 들여다봐도 배울 점이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 내에 동물병원도 있다. 아침 일찍 산책 나와 이곳에 맡기고 주인은 스벅에서 책보고 하루를 즐긴다. 맘편히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이런 점이 다르다.


서점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밖으로 나가는 출구가 나온다


그런데 오늘 기사를 찾다보니 같은 사이타마현에 있는 츠타야인데 20197월 말일자로 폐점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서 떨어져 있나? 또 다녀와야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