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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란 Aug 22. 2019

심은경 주연의 <신문기자> 국내 개봉!

 일본 여기자가 쓴  책  <신문기자> 가 영화화되다 !



영화 <신문기자>가 10월 17일 개봉!      


영화 <신문기자>가 일본 개봉에 이어 국내 개봉을 한단다. 업무 차 일본에 있는 동안 <신문기자> 영화를 보면서 국내 개봉되었으면 했는데 나의 바람대로 되었다.  이 영화에는 <수상한 그녀>, <써니>로 잘 알려진 심은경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영화는 입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고, 한편 사회고발 영화인데도 꾸준히 일본 관객을 모으고 있다. 보고된 바에 의하면 6월 28일에 개봉하여 개봉 2주차 박스오피스 8위를 기록, 이후 10위권 순위를 유지하며 현재까지 관객 40만 이상을 동원했다. 그리고 3주차 시점에서 4억 엔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수치가 확실하지 않다. 이는 현재의 한일관계를 생각해보면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내가 영화를 본 날이 영화 개봉 후 3주째 정도 되는 날이었는데, 이미 만석이었다. 사실 이 영화는 흥행만큼 사회적으로 지지받지 못한 영화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마츠자카 토리는 상당히 인기 있는 배우다.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의 경우 주연 배우들이 지상파 TV의 여러 정보 및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영화 소개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마츠자카 토리가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상파 TV는 영화 <신문기자>에 대해 거의 언급도 없었다. 또한 기사에 의하면 개봉 직후 영화 공식 사이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들로부터 사이버 공격을 당해 사이트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단다. 개봉 초 홍보 전략에 차질이 생겼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한일관계 때문일까? 아니다.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 사건은 아베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를 둘러싼 사학 스캔들 중 하나인 ‘가케(加計)학원’과 연관 있어서 잘못 하면 나라에 반항(?)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란다. 


영화 <신문기자> 이미지. 사진출처=더쿱.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포인트가 있을 텐데, 바로 ‘어떻게 심은경이 주인공을 맡았을까?’다. 그 배경에는 ‘일본인 여배우들의 출연을 거부’가 있다. 현 정치에 대한 고발을 담고 있기에 일본인 배우들이 고사를 했고, 결국 우리나라 배우인 심은경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영화는 신문사에 ‘대학 신설’이라는 제목의 익명 제보를 담은 문서가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요시오카가 내각부를 조사하기 시작한 직후, 키를 쥐고 있는 관료가 자살했다. 그의 후배인 내각 정보조사실에 근무하는 스기하라(마츠자카 토리 역)는 그 죽음에 감춰진 진실을 알고 고뇌한다.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취재를 계속하는 기자와 정부의 언론 개입 등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소재들이 담겨 있다. 



2017년 10월 출간된 <신문기자> 책


중요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이 영화는 원작이 있으며, 원작의 작가가 기자라는 점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일본 도쿄신문 사회부 여성 기자인 모치즈키 이소코(望月衣塑子)의 에세이다. 2017년 모치즈키 이소코는 기자회견 등에서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자 차기 총리의 물망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40분 동안 23회의 질문으로 끈질기게 괴롭힌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떤 권력에도 타협하지 않고 기자 신분으로 끝까지 파헤친 모치즈키를 사람들은 더 지지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베 정권이 언론에 끼치는 영향을 이렇게 말했다. “보도의 자유가 줄어들면서 아베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언론사 간부가 줄어들고 있다.” 아베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달갑지 않은 기자다. 모치즈키 기자를 모델로 한 신문기자 역을 한국 배우 심은경이 맡은 것이다. 심은경이 영화에서 끈질기게 밝혀내는 여기자 모습은 모치즈키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다.      



현지에 있는 일본인 친구도 이 영화를 보았단다. 친구는 특히 심은경의 눈물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며 먼저 얘기해주었다. 나도 그 장면이 인상 깊다. 영화 속 심은경의 눈물은 아빠의 죽음에서 비롯됐다. 심은경의 아빠도 저널리스트였다. 그런데 어느 날 죽는다. 자살이지만 타살임을 마지막 즈음에 알게 된다. 병원에서 아빠의 죽은 모습을 확인하면서 우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보고 있자면 심은경의 연기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남자 주인공의 표정 연기도 인상 깊다.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내각 정보조사실에 근무하는 인물로,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의 스캔들을 만드는 일을 한다. 정의를 위하여 일하지 못하고 ‘일본 국민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거짓과 허위를 조작해야 하는 엘리트의 고뇌가 그려진다. 진실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심은경과는 반대다. 

그러던 어느 날 전에 같이 근무했던 상사가 갑자기 자살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남자 주인공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내각 정보실 내 상사의 방에서 증거를 찾은 남자 주인공은 자료를 모두 심은경에게 건네주고 기사를 내기로 결정하는데, 여기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나온다. 뉴스를 내보내면서 진실 여부에 관해 물을 때 남자 주인공은 “실명으로 해도 된다”고 말한다. 다소 나약했던 한 젊은이의 고뇌가 결국 정의를 선택하는 결정적 순간이라 마음이 뭉클했다.  


 











끊임없이 고뇌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현재 삶을 사는 내 모습으로도 비쳐졌다. 남자 주인공 역시 정의를 우선으로 하지만, 현실은 곧 출산을 앞둔 아내와 생존에 치중되어 있다. 적어도 내 삶도 매일매일 고민하고 결정하고 선택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조금 아쉽다. 결말이 영 개운하지 않다. 남자 주인공의 고뇌하는 모습도 그렇고 기왕 한국인 배우를 쓴 김에 실제 모치즈키 여기자처럼 더 적극적으로 묘사하고 표현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국내 상영하는 날까지 많이 회자되고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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