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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란 Apr 29. 2020

슈퍼돼지와 인간의 우정 <옥자>

봉준호 감독 시리즈 


이번에 다룰 영화는 봉준호 감독 마지막 특집 <옥자>입니다. 앞서 <기생충>과 <마더>를 다루었죠. 코로나 19의 여파로 잠시 연재를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하는만큼 영화 <옥자>에 다양한 인문학을 열어보겠습니다. 지난 2월 <기생충>의 열풍이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일찍 식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한국 영화 100주년에 아주 큰 선물을 가져다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기생충>의 해외 흥행 역시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대한 그리고 한국 영화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이어지길 바라면서 시작해보겠습니다.


영화 <옥자> 포스터


영화 <옥자>는 2017년 6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했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하다보니 국내 상영관 관객 수는 32만 명에 그치지만 <옥자>는 칸 영화제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주제와 연출면에서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또한 당시에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유통체계 자체에 관해서 역시 큰 이슈를 몰고 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봉준호 감독은 어디에서 상영되든 <옥자>는 자신의 영화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였죠. 넷플릭스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영화에 대해서 먼저 말하면  <옥자>에서는 <기생충>이나 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괴물>에 나오는 변희봉 배우, <설국열차>부터 봉준호 감독의 든든한 친구이자 동료인 틸다 스윈튼, <기생충>에서 기우 역을 맡은 최우식 배우도 볼 수 있죠. 그리고 역시 <기생충>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이정은 배우도 <옥자>에 등장합니다. 이정은 배우는 슈퍼돼지 옥자의 목소리를 연기했습니다. 옥자의 생생한 소리가 배우의 연기였다는 점도 눈에 띄는 점이죠. 이렇게 모아두고 보니 봉준호 감독이 굉장히 훌륭한 배우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고, 또 봉준호 감독과 계속 함께하는 ‘봉준호 사단’이 형성된 것 같다고 느껴지네요.


영화 <옥자> 스틸컷


<옥자>는 산골 소녀 미자와 10년간 함께 살아온 슈퍼돼지 옥자의 우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옥자는 유전자조작 돼지로 자연스럽게 태어난 동물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조작을 통해 태어나 부모도 고향도 없이 사육되고 죽임을 당하게 되는 운명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0년 동안 한국의 산골 마을에서 미자와 우정을 키우면서 가족이 된 거죠.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무작정 떠나죠.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미란도’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 옥자를 연구하겠다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분), 옥자를 구하겠다고 미자에게 접근하는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옥자를 둘러싼 여러 기업이나 단체 사이에서 미자의 노력은 더욱 험난해져 갑니다.

 현실의 이야기이지만 비현실적이고, 또 비현실적이라기엔 너무도 현실을 닮은 이야기 구조는 <기생충>과 비슷한 점입니다. 봉준호 감독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미스테리하고 마이너틱하면서 무언가 결핍된 캐릭터가 늘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범인(박해일 분), <마더>에서는 윤도준(원빈 분), <기생충>에서는 지하실에 숨어살던 근세(박명훈 분), <괴물>에서는 괴물이라는 캐릭터가 있었습니다. <옥자>에서는 역시 옥자가 이러한 캐릭터를 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그 등장과 함께 순조롭고 평화롭고 정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일상에 균열을 불러일으키고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것입니다. 이 혼란을 어떻게 해결해나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봉준호 감독 영화의 공통된 스토리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옥자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따뜻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또한 <옥자>는 봉준호 감독 영화 중 거의 유일하게 사람을 죽이지 않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는 관객평이 있기도 하죠. 물론 유전자 조작을 통한 동물 학대와 그것을 진행하는 기업이 소비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계속해서 보는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역시 봉준호 감독만의 색깔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투비오어낫투비(TO BE OR NOT TO BE)'

 <차이나는 무비 플러스>의 킬러 콘텐츠! '투비오어낫투비(TO BE OR NOT TO BE)’, 말그대로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 영화 속에서 죽이고 싶은 캐릭터와 이야기 혹은 더욱 살리고 싶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이야기 하는 코너입니다. 귀엽고 보듬어주고 싶은 캐릭터 옥자, 그리고 옥자를 둘러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된 지점들을 보여주는 <옥자>에서는 어떤 캐릭터와 이야기들을 살리고 죽여야 할까요?


자막달린 중국 영화는 필요 없는 자영업은 NOT TO BE, 죽이고 싶은 장면을 뽑았습니다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란할 분)가 옥자를 처음 연구소로 데려가 수컷 슈퍼돼지와 강제로 교미를 시키는 장면입니다. 이 모습은 블랙박스로 녹화되어 동물해방 단체 ALF가 보게 되죠. 얼핏얼핏 보아도 너무 끔찍한 장면이고, 이 일 이후 옥자는 완전히 기력을 잃게 됩니다. 


영화 <옥자> 스틸컷


죠니는 영화 속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노리며 옥자를 연구하는 캐릭터입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찌질하게 나오죠. 이 캐릭터는 1960년대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동물과 함께 하는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옥자>에는 이외에도 실제 현실 속에도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미란도 코퍼레이션’입니다. 영화 속 회사는 실제로 유전자 조작을 통한 공장식 도축을 하는 미국의 한 회사를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도축 현장을 다녀온 뒤 두 달간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끔찍했는지 상상하기 조차 힘든 것 같습니다.


지갑은 텅 비었지만 지식은 충만한 '신여성'은 바로 이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분)을 NOT TO BE, 죽이고 싶은 캐릭터로 뽑았습니다. 루시의 대사 속에서 그녀의 아버지는 돈이라면 모든 걸 하는 싸이코패스로 묘사되죠. 이란성 쌍둥이 언니 낸시는 화학 회사를 운영하던 중 실험 과정에서 호수를 폭파시키고, 루시는 사람들에게는 유기농으로 키운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실상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슈퍼돼지를 만들어 햄, 소시지 등을 만들어 팔죠. 언니를 경계하고 저주하면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언니의 도움을 받으며 회사를 운영하는 이 인물을 보면 과연 누가 싸이코패스인지 의문이 듭니다.


영화   <옥자> 스틸컷


결국  틸다 스윈튼이 1인 2역으로 연기한 언니 낸시와 루시 모두 NOT TO BE, 죽이고 싶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마냥 나쁘게만은 볼 수 없기도 합니다. 영화 후반부에 슈퍼돼지들을 사용한 고기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잘 포장된 채로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마트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죠. 영화가 보여주듯 미국발 대량생산 도축은 한국이란 작은 나라, 심지어 시골 구석구석과도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어디까지가 나쁜 것이고 어디까지가 좋은 것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은 봉준호 영화가 주는 독특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이루고 싶은 꿈이 많아 잠도 많은 '꿈꾸미'는 TO BE, 살리고 싶은 캐릭터를 골랐는데요, 바로 주인공 옥자입니다. 옥자는 앞서도 말했듯 굉장히 미스테리하고 아이러니한 캐릭터입니다. 우선 인간의 악한 의도에서 만들어졌지만, 너무도 귀엽죠. 눈빛도 선하죠. 나쁜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그 산물은 되려 인간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사실 슈퍼돼지 자체가 선한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나쁜 것은 인간의 의도였죠. 또한 슈퍼돼지를 만드는 것이 악하다고 했을 때,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슈퍼돼지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인 슈퍼돼지가 감정을 가지게 되고 하나의 생명체로서 여겨진다면, 그 생명체가 단순한 기계나 도구를 넘어 나름대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해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옥자는 작은 돼지에서부터 미자와 함께 성장해왔고, 첫 장면에서는 미자를 지켜주려고 애쓰기도 했죠. 결국 옥자는 물리적 부피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공감 능력과 지능을 함께 키워온 것입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옥자의 성장에 대해서 공감 능력이 키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모든 생명은 서로 교감하고 얽혀가면서 살아가죠. 옥자 역시 미자와 변인철 할아버지(변희봉 분)와 가족을 이루며 감정과 공감의 능력이 형성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화    <옥자> 스틸컷


책을 사랑하는 ‘책사는 같은 옥자를 포함해 옥자의 친구들까지 TO BE로 뽑았습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옥자와 같은 슈퍼돼지들이 옥자를 따라나오고 싶어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참 마음이 짠해지는 장면이었죠.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교감할 수 있었던 옥자처럼 그 친구들 역시 서로서로 뿐만 아니라 다른 인간들과도 교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인간 아닌 무엇이라는 점에서 <옥자>를 보다보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나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토토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옥자는 과연 어떤 동물을 생각하고 만들어진 캐릭터일까요? 

돼지라고는 하지만 크기와 움직임을 보면 하마 같기도 하고, 피부나 귀를 보면 또 코끼리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무언가 여러 동물들이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여러 동물의 특징을 가진 동물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사불상 이미지(출처 : Pinterest)


바로 사불상(四不像)이라는 동물입니다. 네 가지(四) 동물; 당나귀, 말, 소, 사슴을 닮았지만 어느 하나와도 닮지 않았다(不像)는 뜻의 이름을 가지고 있죠. 그 모습은, 몸통은 당나귀, 머리는 말, 발굽은 소, 뿔은 사슴을 닮았죠. 중국 북부 지방에서 활동했던 이 동물은 지금은 유럽·아메리카·중국·일본·한국 등지의 동물원에 몇몇 개체가 살아있다고 합니다. 닮은 무엇이 아닌 그 자체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불상처럼 옥자와 같은 인공 동물도 돼지, 하마를 닮은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인문학 드레싱’

<차이나는 무비 플러스>의 두번째 코너. 영화를 보고 떠오른 역사, 문학, 음악, 철학 등 인문학적 감성을 더하는 시간, ‘인문학 드레싱’입니다. <옥자>에는 어떤 드레싱을 곁들이면 좋을까요?


자영업은 영화 속 동물 보호 단체 ALF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ALF는 Animal Liberation Front, 우리말로 동물 해방 전선의 이름을 가진 이 단체는 현실에도 있는 지금도 활동 중인 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동물을 이용한 실험, 모피 채취 등을 방해하고 동물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활동에 있어 폭력적인 모습이 많아 항상 논란이 많은 이 단체는 초창기에는 지금의 폭력적 모습과는 달리 온건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렵자들이나 동물 학대를 하는 사람들을 방해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노선에 반대하던 일부가 ‘동물시민군’이라는 단체를 따로 결성하게 됩니다. ‘군’이라는 이름답게 폭력적인 경향을 가진 단체였죠.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1980년대에 들어서는 동물 해방 전선 역시 동물시민군처럼 폭력적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로는 1998년에 있었던 ‘뉴포레스트 밍크 해방 작전’이 있습니다. 영국 남서부 뉴포레스트 지역에서 6천 마리의 밍크를 구출해낸 작전이었죠. 다른 하나로는 1982년에는 초콜릿바 ‘마스’에 쥐약을 넣었다며 대중을 혼란에 빠뜨린 사건이 있습니다. 마스 회사가 원숭이를 대상으로 충치 실험을 하고 있던 것이 이유였죠. 이 외에도 여러 우편물 폭탄 등 폭력적인 모습 때문에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현재까지도 테러단체로 규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런 폭력적 모습 외에도 그들의 활동 자체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6천마리의 밍크를 갑작스럽게 자연으로 돌려보내면 생태계가 교란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당시 많은 동물학자들과 동물권 운동가들 역시 이를 우려해 동물 해방 전선을 비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6천 마리의 밍크 중 4천 마리 정도는 생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죽어나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옥자>에서 볼 수 있었듯 인간과 동물은 상호의존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면서 동시에 다른 측면에서는 상호적대적인 관계이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동물을 모든 경우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보호해야하는가?’라는 물음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할 경우에는 인간의 삶에 역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인간이 동물을 잔혹하게 대하는 것과 인간이 인간을 잔혹하게 대하는 것 모두 경계하며 동물권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신여성은 영화 음악과 관련된 드레싱을 가져왔습니다. 우선 <옥자>를 보면 다른 동물 영화와는 달리 조금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음악이 OST로 많이 활용될 수 있었던 이유, 음악감독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밴드 긱스 출신의 정재일 감독인데요, <옥자> 뿐만 아니라 <기생충>에서도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전세계에서 가장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이라고 극찬하기도 했죠. <옥자> 이야기를 먼저 하면, 특히 지하 공장에서 옥자를 구해내려는 장면에서 웅장한 음악이 나오죠. 그 외에도 물론 계속해서 영화의 흐름을 보다 리드미컬하게 이끄는 음악들이 반복됩니다. 신파적이지도 않으면서도 웅장한, 그리고 아시아적이지도 할리우드적이지도 않은 독특한 스케일의 음악이 <옥자> 속 음악의 특징이죠. 정재일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집시풍의 음악들을 많이 참고했다고 합니다. 또한 유럽에서 활동하는 남미 출신 아티스트나 관현악단원들과 협업을 하기도 합니다.


영화 <옥자>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에서 


<기생충>에서는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이 문광(이정은 분)을 쫓아내기 위해 휴지에 케첩을 뿌리고, 복숭아 털을 모아 슬쩍 뿌리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표현된 장면에서 사용된 음악, <믿음의 벨트>(The balt of faith)라는 음악이 가장 유명하죠.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던 <소주한잔> 역시 정재일 감독의 작품입니다. 유튜브에 검색하시면 모든 음악을 들어보실 수 있으니 음악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책사는 책과 영화를 엮은 드레싱을 가져왔습니다. <옥자>와 관련되어 가장 많이 이야기가 되었던 것들 중 하나로 앞서도 잠시 언급한 넷플릭스와 같은 OTT서비스를 꼽을 수 있죠. OTT의 영향은 출판 업계 내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OTT는 Over The Top contents의 약자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뜻합니다. 2015년 민음사에서 정세랑 작가의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장르 소설을 출판했는데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 현재 드라마로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소설을 원천콘텐츠로 삼아 드라마 또는 영화로 제작하는 역할은 공영방송사나 영화사였지만 이제부터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에서 출판물 판권 계약을 하고 있는 것이죠. 소설이 책으로만 나오는 것을 넘어 보다 많은 영역과 연동되는 것은 이러한 경향의 긍정적인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유트브와 같은 영상 구독 플랫폼의 성장이 출판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에서는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것이 영화화 되기 좋은 추리나 판타지와 같은 한 쪽의 장르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만들어내지는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영상 구독 플랫폼을 통해 유행하는 콘텐츠들이 자극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런 우려가 커지기도 합니다. 너무 한 쪽의 장르에 국한되거나 한 쪽의 시선에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면서 OTT서비스를 바라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옥자>의 경우 넷플릭스에서 충분한 제작비를 지원받았고, 손익분기점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관객 수에 대한 우려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된 것이지만, 자본의 침략 속에서 많은 문화의 다양한 모습이 가려지고, 왜곡된 채로 글로벌 OTT가 우리 콘텐츠 문화에 잠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꿈꾸미는 <옥자>를 보며 생각난 다른 영화 한 편을 마지막 인문학 드레싱으로 가져왔습니다. 1995년에 개봉한 추억의 영화 <꼬마 돼지 베이브>입니다. <옥자>와 마찬가지로 돼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인데, 옥자와는 달리 작은 아기 돼지가 주인공입니다. 


(좌 :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 포스터, 우 :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 스틸컷)


농장 주인 하겟씨(Farmer Hoggett: 제임스 크롬웰 분)가 동네 축제의 경품으로 베이브를 받고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베이브는 농장의 다른 동물들과도 한 식구가 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양치기로서 능력을 발휘해 농장의 양치기로서 인정받게 됩니다. 실사 영화이면서 베이브와 다른 동물 친구들의 감정은 더빙이 된 <꼬마돼지 베이브>, 이 영화를 아시는 분이라면 오랜만에 모르시는 분이라면 새롭게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봉준호 감독 특집 마지막 편 <옥자>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우리나라 콘텐츠가 더욱더 강렬하게 세계로 진출하길 바라며 다음에 더 좋은 영화로 찾아오겠습니다! 영화 이야기에 인문학을 얹었다! 한중일 횡단 토크쇼 <차이나는 무비 플러스>! 



ㅣ팟캐스트ㅣ
 더 자세한 내용을 들으시려면 다음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www.podbbang.com/ch/13254        


또 있습니다.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podty.me/cast/182234 


ㅣ네이버 오디오 클립ㅣ

오디오클립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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