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준란 Mar 20. 2023

《제3의장소》를 읽고

오늘의 독서노트 



앞서 읽은『공간의 생산』저자 앙리 르페브르가 나눈 세 가지 공간 개념처럼 공간을 특징에 따라 나눈 또 다른 학자로는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가 있다. 


출처: 예스24

그의 저서『The Great Good Place(제3의장소)』를 보면, “제1의 공간은 집, 제2의 공간은 생산적인 일을 하는 업무공간을 가리키며, ‘제3의 공간’은 집과 업무공간을 넘어선 커뮤니티와 커뮤니티가 모여 행위하는, 포괄적인 사회적 공간이다”라고 하였다. 

『제3의장소』는 1989년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같은 해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이후 사회학자, 기업가, 도시계획가 등은 물론 도시 거주민에게 영감을 주었고, 도시사회학의 중요한 책으로 자리 잡았다. 1999년 출간한 『제3의 장소』는 개정판이다. 이 책은 국내 풀빛출판사에서 번역출간하였다. 시간적 거리감이 무색할 만큼, 책이 묘사하는 상황은 현재 우리나라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그대로 일치함을 느낄 수 있다. 획일화·대형화를 추구하는 도시계획 및 건축, 공공시설 축소, 공동체 상실, 작은 가게들이 맥없이 사라지는 현상 등을 겪으며, 우리 사회도 많은 부작용을 겪는 중이다. 



"Third places," or "great good places," are the many public places where people can gather, put aside the concerns of home and work (their first and second places), and hang out simply for the pleasures of good company and lively conversation. They are the heart of a community's social vitality and the grassroots of a democracy. Author Ray Oldenburg portrays, probes, and promotes th4ese great good places--coffee houses, cafes, 

bookstores, hair salons, bars, bistros, and many others both past and present--and offers a vision for their revitalization.

Eloquent and visionary, this is a compelling argument for these settings of informal public life as essential for the health both of our communities and ourselves. 


'제3의 장소' 또는 '아주 멋진 장소'는 사람들이 모여 집과 직장(제1, 제2의 장소)의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단순히 좋은 사람들과 활기찬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을 위해 모일 수 있는 많은 공공장소를 말하다. 커뮤니티는 지역 사회의 사회적 활력의 중심이자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저자 레이 올든버그는 커피 하우스, 카페, 서점, 미용실, 바, 비스트로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수많은 좋은 장소를 묘사하고, 조사하고, 홍보하며, 활성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설득력 있고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이러한 비공식적인 공공장소가 우리 커뮤니티와 우리 자신의 건강에 필수적이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립서점, 마을공동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카페 등 현대판 제3의 장소들이 등장하고 있다. 제3의 장소라는 개념은 몰랐더라도 그 중요성과 필요는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이다.  올든버그가 말한 ‘제3의 공간’은 외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내적인 커뮤니티, 소통을 강조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올든버그는 ‘제3의 공간’의 중요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렇게 언급한다.     

‘제3의 공간’은 집도 직장(제1, 제2의 장소)도 아니고 우리가 소외를 덜 느끼는(사람들이 있는) 커피숍, 서점, 카페 같은 장소를 말한다. ‘제3의 공간’은 ‘좋은 친구들, 활발한 대화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즉 사회적 활력을 제공하는 커뮤니티의 심장’이다.     

올든버그는 이러한 ‘제3의 공간’에는 좋은 친구들, 활발한 대화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즉 사회적 활력을 제공하는 커뮤니티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는 다음과 같은 일을 내포한다.     

이 공간은 중립적 위치상에 존재하며 이를 찾는 방문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사회적 평등에 해당하는 일련의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주된 활동은 바로 대화(소통)이며 대화(소통)야말로 인간의 인격과 개성을 드러내고 또 향유하는 수단이다.

요약하자면, ‘제3의 공간’은 ‘제1의 공간’도 ‘제2의 공간’도 아니면서 쾌적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으로, 혼자 또는 다수가 자신들의 의지에 의해 정기적으로 점유하며, 편안하고 비공식적인 공공장소를 뜻한다. 이 공간은 중립적 위치상에 존재하며 이를 찾는 방문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사회적 평등에 해당하는 일련의 상황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주된 활동은 바로 대화(소통)이며 대화(소통)야말로 인간의 인격과 개성을 드러내고 향유하는 수단이 된다. 


올든버그는 특히, ‘제3의 공간’에서 대인 커뮤니케이션인 ‘대화’를 통한 소통을 강조했다. 가정과 직장생활의 평범한 기대와 의무가 다소 유예되며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 가정과 직장에서보다 훨씬 빈번한 장소로서 ‘제3의 공간’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제3의 공간’은 사용자들에게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공간 내에서 상호 작용을 통해 이용자 간의 소통을 유발한다. 현대에 와서는 대화를 통한 언어적 대인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제3의 공간’에서 여유와 사색을 즐기며 음악을 듣고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공간 내의 테마와 체험 요소를 통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제3의 공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은 ‘향유의 공간’이다. 


즉 현대인들은 일상을 향유하며 여가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제3의 공간’을 선택한다. ‘제3의 공간’으로 대표적인 공간을 예로 들면 카페가 있다. 카페는 그 발생 자체가 ‘제3의 공간’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시작되었고, 근래에 와서는 도시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카페는 유희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포괄하는 ‘제3의 공간’으로서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이용자의 니즈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여 더욱 개성화· 복합화되면서 발전하고 있다. 카페는 힐링 공간, 소통의 공간, 개인화된 공간, 가치 표현의 공간, 문화 향유의 공간의 특성을 가지며 문화공간의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서 카페의 형성 배경을 살펴보자.


카페(café)라는 말은 프랑스어에서 차용되었는데, 커피라는 뜻의 터키어 ‘kahve’에서 유래한다. 카페의 시작은 커피의 유입과 함께한다. 1664년 터키에서 출발한 배 한 척이 프랑스 마르세유에 도착하면서 유럽에 커피가 유입되었고, 카페도 생겨났다.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카페가 된 셈이다. 차츰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한 곳이 아니라 집과 일터를 떠나 편안한 상태에서 개인적인 여유를 즐기는 쉼터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한 카페는 음악, 미술, 사상, 철학, 청치 담론을 생산하는 곳으로서 커피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카페는 유희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을 포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였다. 두 가지 이상의 문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장소를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한다면 북카페는 책과 커피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합쳐진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북카페라 해도 다양한 형태의 북카페가 존재한다. 즉, 커피가 우선이며 책이 장식용 정도의 부차적 존재가 되는 북카페도 있고, 책을 직접 만드는 출판사에서 운영하며 책이 우선이고 커피는 부차적인 것이 되는 곳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북카페는 후자, 즉 책이 우선이고 커피는 부차적인 것이 되는 북카페를 지칭한다. 


북카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인적인 문화 향유를 넘어 다른 사람과 문화를 서로 나누고 전달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이런 이유에서 북카페는 ‘제3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References

Ray Oldenburg. (1999). The Great Good Place. Da Capo Press. 

레이올든버그. (2019). 제3의장소. 김보영 역. 풀빛


매거진의 이전글 《공간의 생산》을 읽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