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느와르의 전설 <영웅본색>
팟캐스트 <차이나는 무비> 의 한중일 횡단토크쇼!
<영웅본색4>가 얼마전(2018년 3월) 개봉되었죠? <영웅본색3>에 이어서 새로운 버전이 아니라 기존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작품이지요. 주윤발 역으로는 <나의 소녀시대>에서 여심을 흔들었던 왕대륙이, 장국영은 꽃미남배우(?) 마천우가 나와서 열연을 했지요. 그래서 오늘은 <영웅본색>을 준비해봤습니다.
오늘 차이나는 무비에서는 오우삼 감독이 연출했던 <영웅본색>의 1편과 2편 위주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응팔’의 동룡이가 4720번 봤다는 그 옛날 영화! 홍콩 느와르 영화의 대표작이자 이후 여러 작품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준 작품이라는 거, 모두 알고 계시죠?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언젠가 “영웅본색,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건 둘 중의 하나이다. 이런 영화가 필요한 삶을 살아본 적이 없거나, 이 영화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은 사람들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홍콩 느와르 역대 최고의 작품이자 전설인 영웅본색! 차이나는 무비 출연진들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먼저 느와르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갈까요? 느와르(noir)라는 말은 프랑스어로 ‘검다’라는 뜻인데요. 느와르 영화에 대한 정의가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검은 화면에 검은 주제를 다룬 검은 영화’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 주제와 상관없이 무겁고 진지한 톤의 영화를 느와르 영화라 총칭한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느와르 영화 중에서도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의 홍콩영화들을 대부분 홍콩 느와르로 분류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우삼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비열한 거리> 같은 한국형 느와르 영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입니다.
오우삼감독은 <영웅본색> 이전, 코미디 영화를 주로 찍고 있었는데요. 이는 오우삼 감독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영화제작사의 일방적인 요구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영화 제작을 위해 감독을 찾던 상인 레이지 쿤이 오우삼에게 <활계시대>의 제작을 권유한 것을 계기로 오우삼 감독은 ‘오상비’라는 예명으로 자신이 원하던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게 됩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오우삼 감독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결국 <영웅본색>이라는 전설적인 작품까지 만들어지게 된 것이죠!
<영웅본색>하면 가장 먼저 바바리리코트에 성냥을 입에 문 주윤발이 떠오르실텐데요. 그의 마스코트인 쌍권총 액션은 후에 영화 <매트릭스> 등에서 패러디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주윤발뿐만 아니라 <영웅본색>에서는 풋풋한 얼굴의 장국영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신여성이 꼭 뽑고 싶었다던 차이나는 한 장면은 바로 2편에서 도망치라는 형 주윤발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배 뒤에 숨어있다 주윤발이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자 형을 구하기 위해 뛰쳐나오는 장면입니다. 배 뒤에서 돌아 나와 총을 쏘는 장국영의 모습에서 후광이 비치는 걸 느꼈다는 신여성!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그의 모습에 한동안 그 부문만 돌려 봤다는데요. 하지만 사실 미소년 장국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영웅본색> 1편을 꼭 보셔야 한다는 사실! 경찰 제복을 입은 채 해사하게 웃는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영웅본색> 1편을 놓치지 마세요!
장국영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합니다. 지금은 영화배우로서만 주로 이야기되는 그이지만 사실 장국영은 만능엔터테인먼트의 효시 격인 스타가 아니었을까요?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장국영! TV 프로그램에서 MC를 종종 보기도 했을 정도로 끼가 다분했던 사람이었는데요. 당시 가수 알란탐과 라이벌 관계였던 거 다들 기억하시나요? 라이벌 관계였던 만큼 팬덤 간의 갈등도 엄청나서 테러 수준의 위협도 종종 있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 장국영이 불렀던 ‘당년정(當年情)’이라는 곡도 굉장히 유명세를 타서 여러 가수들이 따라 부르고 또 리메이크되기도 했었죠. 이 곡은 A Better Tomorrow라는 영어 제목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영웅본색>의 어둡고도 처연한 분위기가 아주 잘 녹아있는 곡입니다. 장국영이 부른 또 다른 영화 배경음악으로는 신여성이 강추하는 영화 <풍월>의 OST ‘A Thousand Deams of You’ 가 있습니다! 재지(jazzy)한 선율에 부드러운 장국영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죠.
잠시 들어볼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jmnXxFsWa4o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던 스타 장국영. 실제 성격도 굉장히 상냥해서 스태프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패왕별희>에서 장국영과 함께 작업했던 첸카이거 감독은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당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오늘날 현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가슴 속에 과연 전설이 있을까. 장국영은 내게 그 답을 주었다. 그의 죽음은 그의 전설적인 삶의 마지막 장이다. 그를 기리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것은 고개를 수그린 채 상냥한 눈으로 희미하게 웃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 속에서 장국영은 자기 인생의 끝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거짓말 같은 삶으로 우리 곁을 떠난 장국영. 여러 작품을 통해 그가 보여준 모습들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모두 다른 얼굴로 간직되겠지만 <영웅본색>에서 그가 보여준 천진하고 상냥한 눈은 특히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중국 영화를 만나는 색다른 시선, 영화 속에 숨겨진 중국의 매력과 마력에 빠지는 시간. 지금까지 <차이나는 무비>였습니다.
ㅣ팟캐스트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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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odbbang.com/ch/13254
'소중한라디오'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 전용)
https://www.soradio.co.kr/pod7_player.php?chid=zurGiUQJ23
또 있습니다. 팟티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