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40대 여성의 덕질하는 하루
착각하지 말자. 아이는 소유물이 아니다. 내 속을 박박 긁어도 잔소리로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이젠 살살 유도해도 넘어오지 않는다. 당연한 거겠지. 언니가 되셨다는 거지. 그래, 손님이다. 귀한 손님.
넘어가지 말자. 엄마는 내 주인이 아니다. 내 맘을 전혀 알아주지 않아도 말대꾸하면 안 된다. 이젠 살살 피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당연하지 않다. 나도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 내 인생이다. 내 인생.
아이를 위한 음흉 엄마표 중국어 플랜 3단계
음흉 1단계. 언어 습득의 기본은 흘려듣기다. 무릇 언어란 숨 쉬는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내 것으로 만들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엄마는 기억한다. 중국어에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임언준 노래를 튼다. 사실 계속 틀어져 있긴 하다. 한 곡 듣기와 여러 곡 듣기를 같이한다. 가끔씩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른 가수의 노래도 들려준다. 아주 살짝만. 엄마는 임언준 덕질 중이니깐.
음흉 2단계. 언어 습득의 필수는 영상 노출이다. 어떤 상황에서 하는 말인지 알기 위해 영상 노출은 필수. 아쉽게도 집에 중국어 DVD가 없다. 하지만 웨이브가 있지. 곧장 웨이브 중국 드라마로 들어간다. 아이에게 최신 드라마를 보여주고 보고 싶은 것을 고르게 해 준다. 혹시 첫 드라마가 실패하더라도 괜찮다. 파도를 타다 보면 느낌적으로 필이 오는 것이 있을 것이다. 판다지라. 고르는 센스 역시 좋다. 판다지라면 아이의 흥미를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 딱 판타지물을 좋아할 나이이니깐. 나 또한 판타지를 좋아한다.
음흉 3단계. 언어 습득의 꽃봉오리는 집중 듣기. 바로 청독이다. 들으면서 책을 눈으로 읽는 것. 아, 아직 중국어 책은 준비를 못했다. 좀 빠른 느낌이니 천천히 책을 찾아보기로 한다. 대신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같이 있는 한 문장 읽기를 해보기로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을 한다.
아이를 위한 음흉 엄마표 중국어 플랜 중간점검
음흉 1단계. 흘려듣기 망했다. 중국어를 배우고 있던 아이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없다. 관심 같은 것은. 평일에는 서로 바빠 주말을 공략했으나. 한 곡을 들을까 말까다. 본인의 귀에 일본노래가 나오는 아이팟을 끼고 주구장창 그림만 그린다. 까궁일 때는 쉬었는데. 언니가 돼 가는 아이는 본인의 취향 노래를 들어야 한단다.
음흉 2단계. 영상노출 망했다. 첫 번째 드라마는 1화 보고 재미없어서 체인지. 두 번째는 판타지로 결정하고 2회 정도 보았다. 하지만 본인 스타일이 아니란다. 우씨 판타지 좋다며 적어도 4회~5회는 봐야지. 스토리란 것이 있다고. 모르나 스토리. 난 재미만 있구먼. 창란결이었다고. 창란결. 결국 나 혼자 봤다. 역시 몰 모르 때 했어야 했어.
음흉 3단계. 딱 첫 장만 했다. 맞다. 그거다. 말하기도 아니, 쓰기도 민망하다. 쓰디쓴 맛이다. 아, 그래도 중국어 발음은 좀 좋았던 것 같다. 위로가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