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루틴도 예열이 필요해
겨울방학 새벽 6시 루틴작전
나 먼저 새벽 6시 루틴 예열 시작.
2022. 12월 마지막 주 (12.26~12.31)
1. 일주일 루틴 예열은 잠과의 싸움이다.
- 일단 일어나긴 했다.
- 대부분 6시 알람을 맞추지 못했다.
- 보통 6시~6시 20분 사이에 일어났다.
- 처음에는 정신이 없어 30분이 그냥 지나갔다.
- 시간이 아까웠다.
2. 자기 암시 주문이 필요했다.
- “일단 일어나. 일단 일어나.” 효과가 있다.
- “책 읽지 않아도 괜찮아."
"일어나서 의자에 일단 앉아.”
두 번째 주문으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새벽 6시 루틴 예열 수정 사항]
1. 5시 50분에 알람을 맞춘다. 준비로 인한 새벽 시간을 최대한 날리지 않기 위한 방법이다.
2. 일어나서 10분 안에 간단히 씻고, 잠자리는 이불만 잘 펴놓고, 밥은 두유 정도만 챙겨서 바로 시작한다.
[수정 후 결과]
1. 준비시간 절약으로 최대한 6시 15분 안에 새벽 루틴 시작이 가능해졌다.
2. 일주일간 진행 후 자신감이 생겼다.
3. 아직 새벽 루틴이 적응되지 않아 급격하게 피곤해지는 시간대가 있다.
루틴도 예열이 필요해. 야행성인 몸을 바꾸기 위해 예열이 필요했어. 23년 1월 2일이 되기 일주일 전. 새벽 6시 루틴을 먼저 시작했어. 매일 밤 12시에는 무조건 자야 했어. 적어도 밤 12시 20분 안에는 꼭. 잠자는 게 이렇게 긴장되는 일이라니. 빨리 못 잘 까봐. 알람을 듣지 못할까 봐. 듣고도 꺼버리고 그냥 다시 잘 까봐. 에잇. 포기해 버려. 이 말을 뱉을까 봐. 수능 보는 것도 아닌데 참. 이렇게 까지 긴장할 일인가 싶다. 조금은 쉽게 생각해도 되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 나와 너를 위한 새벽 루틴이잖니. 사실 네가 원한 건 결정한 건 주도한 건 아니잖니. 원래 말한 사람이 먼저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계획은 끝인걸 알아서 긴장한 거야. 이번에는 정말 해야 하니깐.
사실, 작년 내내 아침공부를 하자고 너에게 수없이 얘기했지. 알고 있지. 너는 노력했지. 학교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하려고 한 거. 문제는 나지. 너의 자기주도 학습을 위해 바통터치를 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못한 거지. 팔을 쭉 뻗어 바통을 준다. 너의 손에 바통이 딱 들어온다. 자기 주도 완성. 하하 이게 아니더라. 육상선수들이 계주에서 바통을 넘겨주는 장면을 떠올려봐. 속도를 맞춘다. 서로의 위치를 확인한다. 1번 선수가 손을 뻗어 바통을 2번 선수 손에 올려놓는다. 2번 선수는 바통을 꽉 잡는다. 1번 선수는 바통이 넘겨진 것을 확인하고 바통에서 손을 놓는다. 2번 선수는 바통을 꽉 잡고 달린다. 멋지게. 맞아, 3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지만 순서가 있어. 순서가 있다는 것은. 순서가 하나라도 빠지면 망하는 거지 뭐. 그래서 망했잖아. 그래, 인정하자. 작년에 시도한 아침 공부는 망한 거야. 나 때문에.
왜 갑자기 새벽에 일어날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작년에 아침공부뿐만 아니라 책 읽기도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단다. 눈 피하지 말고. 책보다는 그림 그리는 즐거움이 더 컸지. 아이고, 그렇게 격하게 반응하다니. 나도 알지. 나쁘지 않았어. 1년 동안 그림에 집중하는 너의 모습이 멋졌어. 그림 실력이 좋아진 것도 인정. 아무튼 그림 그리는 너를 좋아하지만. 균형을 잃어가는 너의 태도는 다시 잡아야 했어. 균형이 중요하니깐. 그림만 잘 그리는 것과 그림 안에 생각을 담는 것은 다른 거란다. 생각을 담아내기 위해 뭘 해야 할까. 하하, 맞아. 너의 눈빛을 보니 너도 알고 있구나. 하긴 틈만 나면 얘기한 건데 모르면 좀 그렇지. 나 몰라요. 그 말을 하는 순간 나의 다크 한 모습이 나온단다. 뭘 해야 한다고. 어서어서 말해보시오. 책 읽기. 정답.
책을 읽어야 하는데 사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 읽기가 쉽진 않아. 알지? 새로운 관심사도 생기고, 친구하고 놀아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휴,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거야. 밀린 거지. 그렇다고 에라, 니 맘대로 그림만 그려라. 영수 공부도 제대로 안 하면서 응, 공부나 해. 친구가 밥 먹여줘. 이렇게 하고 싶진 않았어. 다 내가 들어봤는데. 정말 이런 말은 상처가 되어서 가슴에 오래 남아. 그때 결정했어. 초6부터 중1까지 무조건 책 읽기가 1순위다. 들리지 내 머리 회전하는 소리. 이때부터 질문이 머릿속에서 계속 쏟아졌지. 그럼, 언제 읽게 해야 할까. 학교 가기 30분 전. 잠자기 30분 전. 밥 먹으면서. 새벽에. 혼자 읽게 할까. 혼자보다는 옆에서 같이 있어야 할까. 시간은 30분, 40분, 60분. 적당한 시간은 몇 분 일까. 그 눈빛은 뭐지. 나도 쉽지 않았다. 적당한 날, 적당한 시간, 적당한 장소, 적당한 책. 느껴지지 적당한 무언가를 고르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란다. 결국 딱. 알맞은 루틴 시작 시간과 공부 시간을 정한 거야. 새벽 6시. 나름 알 깨고 나온 거야. 웃자.
나의 새벽 6시 루틴 예열 끝.
23년 1월 2일 월요일부터
너와 나의 새벽 6시 루틴 시작
23년 1월 2일부터 시작이야. 걱정하지 마. 어, 당연히… 적응기간이 필요하지. 그러면 우선, 첫 주는 6시 30분에 시작해 보자. 하다가 괜찮으면 조금씩 시간을 당기면 되겠지. 시간? 60분은 어떨까. 아니면 50분하고 10분 쉬기. 좋아? 그러자. 6시 30분부터 7시 20분 까지 책 읽기. 10분 쉬는 시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그날 해야 하는 공부하기. 왜 놀랄까. 응, 맞아. 2시간이야. 대신 새벽 루틴 끝내고, 아침 먹고 나서 9시부터 1시까지. 오전 내내. 점심 먹기 전까지. 그림 그리는 시간. 히히, 학교 수업처럼. 단 미술만 있는 거지. 쉬는 시간은 알아서. 마음껏 그려. 눈이 조금은 초롱초롱 해졌네. 그럼. 새벽에 일어나는데. 적절한 보상도 있어야지. 어때, 마음에 들어? 오후에는 그림 그리기, 자유시간, 학원. 3~4일 해보고 오후는 다시 정해보자. 저녁밥은 7시~8시. 8시부터 부족한 공부 끝내기. 하루 공부 끝나면 자유시간. 잠은 10시~10시 30분에 자기. 아무리 늦어도 11시 넘기면 안 돼. 그럼, 새벽에 못 일어나. 그러니깐, 이제 자자. 나는 졸리오. 일종의 부작용이오. 11시가 오면 졸려. 잘 자, 사랑해. 내일 새벽에 보자.
사진 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