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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Jan 19. 2023

새벽

흔적이 된 시


새벽



날이 밝을 즈음. 번짐이 있는 시작이 새벽이다. 모호함이 주는 어지러움이 새벽이 주는 선물이다. 새벽빛은 경계가 없다. 빛 번짐이 경계를 뭉개버린다. 뭉개는 압은 긴장한 승모근에 살게 할 호흡을 준다.



긴장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새벽을 닮았으면 한다. 모호한 새벽을 닮으면 지난밤 술잔에 잠긴 근육통도 모호해지겠지. 쓴맛인지 단맛인지 모르겠지. 어젯밤 너의 술잔을 가득 채운 찌꺼기는 맛을 다했다. 미각장애.



새벽 2시부터 해뜨기 직전까지. 새벽을 부르는 말. 해뜨기 직전. 모호한 경계. 계절마다 새벽의 끝이 달라진다. 그러니 괜찮다, 아직 어둠이 짙어도. 곧 새벽이 끝나고 난류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아침이 올 테니. 날씨를 예상하기 좋은 그때가 온다.



날숨과 들숨의 길이를 세어본다. 새벽이 지닌 것이 칼일지, 기도일지. 너도나도 아직은 모른다. 호흡을 조절하며 예상해 본다. 다른 것에 넘기지 말고, 날씨를 살펴보며 기다린다. 새벽의 끝을. 아침의 시작을. 모호함의 끝을. 오늘 날씨는 괜찮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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