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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적작가 Feb 01. 2023

태양경배자세와 근육

흔적이 된 시



태양경배자세와 근육





태양경배자세. 손가락 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근육을 깨우는 점화이다. 12가지 자세에 붙어사는 날숨과 들숨이 콧구멍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다. 어디서 흘러나오는 소리인지 정신을 차려보니 가슴속에 담긴 풀무가 바람을 빼려 힘주는 소리다. 물렁한 지방층 아래 얇은 덩어리의 근육이 하나의 동작을 하면서 허락한 숨을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잡아당기는 힘에 근육이 지르는 비명은 야릇한 쾌감을 일으켜 여덟을 여어덟로 만든다.




욕심을 담은 자세. 호흡이 따라가지 못해 근육 경련을 깨우는 불완전 발화이다. 블랙 초대장을 내미 낯선 근육은 거부할 수 없는 무기인 염증과 뭉침을 주고 가버린다. 어디서 퍼져버린 아픔인지 정신을 차려보니 한 껏 멋 부린 자세가 벌을 받아 찡그리는 소리다. 물렁한 지방층 아래 돌덩이의 근육이 저지른 욕심을 놓지 못해서 생긴 숨을 세어본다. 하나, 둘, 셋, 넷, 다서엇, 여어어섯. 찌릿거리는 통증에 근육이 지르는 비명은 탁한 불쾌감을 증명하며 여덟을 먹어버린다.

 



끊기지 않는 근육의 흐름은 물이 흘려가듯 잔잔하기도 시끄럽기도 하다. 수리야(태양)의 눈으로 수축과 이완을 날카롭게 본다. 태양경배자세에 담긴 선악은 각자의 이유를 만들어 태양사원 하단 24개의 수레바퀴 주위를 돌고 있다. 심판의 시간. 7마리 말이 끄는 마차는 바람과 하늘을 깨우며 내려온다. 태양의 신 수리야가 빛을 받으며 말위에 있다.         




태양경배자세. 손가락 끝부터 발가락 끝까지 근육을 깨우고 있다. 자신의 호흡길이에 맞게 근육을 움직인다. 수리야나마스카라.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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