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8. 그냥 하는 꾸준함이 주는 선물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1

by 흔적작가


복싱일지: 24.08.23. 금


복싱 시작한 지 4주가 되었다. 4주 동안 월화수목금. 관장님 휴가기간을 빼고 열심히 출근 도장 찍었다. 이젠 뇌도 복싱 체육관에 가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다. 그냥 당연히 가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4주를 채웠어요. 기쁘다. ~^^


4주 동안 그냥 꾸준히 나가면서 제일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은 줄넘기다. 가끔씩은 줄넘기가 발에 걸리지 않아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체력은 안 되는데. 숨은 헐떡거리는데. 줄이 발에 걸리지 않으니. 계속 뜀뛰기를 한다. 어떨 땐 왜 안 걸리는 거야? 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줄넘기를 멈춘 적도 있다. 약간 짜증스러운 말투지만 입술은 웃고 있다. 와, 내가 이 정도로 늘었다니. 혼자 감탄한다. 아 복싱 줄넘기는 일반 줄넘기랑 조금 다르다. 두 발로 뛰는 게 아니다. 오른발 두 번, 왼발 두 번 번갈아 가면서 뛴다. 두 발로 뛰는 것보다 무릎과 발목에 부담이 적다. 살은 빼고 싶어 줄넘기를 하시는 분 중에 혹시라도 무릎이 아프신 분은 복싱 줄넘기를 한번 해보시길 권유한다.



그냥 꾸준히 출근 도장을 찍다 보면 또 다른 좋은 점이 있다. 버거킹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다. 정말 고약하게도 체육관 유리로 버거킹이 보인다. 저녁을 먹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있다. 혹은 새 모이만큼 어쩔 수 없이 먹고 갈 때도 있다. 배고픔을 참고 열심히 줄넘기와 펀치 연습을 하는데 버거킹 간판이 보인다.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버거킹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언제나 혼잣말을 한다. 언젠가 먹는다 버거킹. 버거킹을 갈망하는 나와 물리치는 나의 싸움은 정말 치열하다. 하지만 언제나 마지막 링 위에서 미트 연습을 하고 나면 뻗기 때문에 먹을 생각이 안 든다. 물론 가게 문도 갇혀 있다. 아마도? 연습 중간에는 버거킹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운동이 끝나고는 버거킹의 '버'자도 생각이 안 난다. 물만 계속 마시고, 집에 갈 생각만 한다. 결국 그냥 꾸준히 운동하러 나간 결과 버거킹과 살짝 멀어지는 긍정의 효과를 얻었다. 강제적으로 말이다. 어쨌든 선물은 선물인 거다.


나에게 오지말거라. 제발..ㅠㅠ


혹시 깜깜한 밤에 야식이 당길 때 뱃살의 적을 물리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줄넘기를 하거나 복싱연습을 해서 땀을 흘리면 된다. 복싱을 모른다면 그냥 요가매트를 깔고 맨손 체조를 하면 된다. 목적은 땀을 흘리는 것이다. 숨을 거칠 게 만드는 것이다. 야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뚝 떨어질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렵다. 집에서 혼자 야밤에 줄넘기와 맨손체조를 한다? 땀을 흘린다?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다. 그래서 난 밤에 복싱 체육관에 간다. 버거킹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서.



이제 돌아오는 월요일이 되면 5주 차가 시작된다. 5주, 6주, 7주, 8주. 이렇게 한 달 동안 꾸준히 그냥 나가다 보면 또 다른 선물이 내게 도착해 있겠지. 이번엔 몸무게가 조금이라도 빠졌으면 좋겠다. 그게 선물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9월에 있는 추석을 잘 넘겨야 한다. 부디 9월에도 그냥 하는 꾸준함이 주는 선물이 내게 왔으면 좋겠다. 제발~.


버거킹을 이기자. 글러브야.!!!


사진출처:마이 폰 갤러리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