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9. 복싱은 코어인데, 코어가 없다.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

by 흔적작가
복싱 일지 24.08.26. 월


드디어 복싱 2개월 차 첫날이다. 이번 주 내내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한다. '원투를 치고, 뒤로 빠졌다가 앞으로 나가면서 다시 원투.' 이 새로운 기술을 잘하려면 빠른 발 움직임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중심 이동도 잘 돼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뒤로 빠진 후 다시 앞으로 이동했을 때 왼쪽 발이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몸이 앞으로 쏠린다. 역시 신기술은 어렵다.


연습을 하고 있는데 관장님이 '쓱'하고 옆으로 오셨다.
한번 보여 달라는 저 눈빛. 왠지 자신이 없다. 자신은 없지만 일단 해본다. 자신 없는 스텝과 주먹을 날렸다. 고개를 끄덕. 관장님이 끄덕한 것이 아니라 내가 끄덕했다. 그러자, 웃으면서 "고개를 왜 끄덕하세요?"라고 물어보신다. "혹시 괜찮다고 생각해서 끄덕하시나요?" "아니요... 너무 이상해서. 역시 이상하군!이라는 끄덕이에요." 당황하는 나.


그렇다 내가 봐도 진짜 이상하다. 뭔가 삐그덕 거린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이상한 건 알겠는데 어디를 고쳐야 하는 건지. 하긴 이걸 알면 내가 관장님 하지. 다시 한번 해보고 나서 피드백을 해주신다. 결국 삐그덕거린 이유는 코어가 잡히지 않아서다. 이놈의 코어 근육 여기서도 말썽이구나. 코어가 없으니 앞으로 쏠리고, 뒤로 빠지고 자꾸 흔들린다. 특히 펀치 속도를 낼 때 많이 흘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텝을 왔다 갔다 할 때는 더 더 많이 흔들린다. 마지막 펀치를 날리고 몸이 딱 멈춰져야 하는데 사방팔방 휘청 휘청 거린다. 나 복싱하는 거 맞나? 댄스 하러 온 거 아닌데? 아니지 이건 댄스라고 할 수도 없다. 아무튼 코어가 문제다. 복싱의 생명은 코어인데 코어가 없다니. 이렇게 절망적일 수가 없다.


제일 큰 샌드백 앞에 섰습니다.


그래도 더 이상 절망만 찾을 수 없다. 다시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 앞에 선다. 이번엔 정신 차리고 없는 코어를 쥐어 짜낸다. 배에 힘을 준다는 얘기다. 이때 중요한 거는 호흡이다. 복싱할 때 '취-취'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취' 소리 한 번에 배의 근육이 모인다. 코어를 빠르게 키우기는 힘들다. 그러니 열심히 펀치를 날리면서 '취취'를 해야겠다. 이번엔 제발 흔들리지 말고 코어가 꽉 잡히길.



생각해 보니 모든 운동이 같다. 무조건 코어가 있어야 한다. 운동뿐인가? 내가 하는 모든 일들도 역시 그것만의 코어가 필요하다. 코어가 없는 것이 있다면 쥐어 짜내서라도 만들어야 한다. 만약 쥐어 짜낼 힘도 없다면. 인정하고 1부터 다시 코어 만들기를 해야 한다. 아, 인정한다. 내 배는 코어가 없다. 그러니 코어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코어가 없이 복싱하는 내 마음을 아니? 글러브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