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빠지지 않았어도 들으면 기분 좋은 말이다.이런 말을 요즘 듣고 있다. 물론 사람들은 내 배와 허벅지를 보고 얘기하는 건 아니다. 그 말은 뱃살과 허벅지살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배는 먹으면 먹는 대로 나온다. 허벅지는 4D로 빵빵한 허벅지이다.
그럼 도대체 왜 살이 빠졌다는 말을 할까. 그건 사람은 맨 처음 상대방의 얼굴을 보기 때문이다. 복싱을 한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얼굴 턱선과 볼살,목살 부분의 부피가 줄어들었다. 와~우! 여기서 잠깐 감동 한번 해야 되겠다. 짝짝짝. 스스로에게 박수 한번 쳐야겠다. 잘했어. 얼굴살이 어디냐. 턱과 목살이 어디냐. 사라졌던 쌍꺼풀이 돌아왔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 아직 뱃살이 빵빵, 허벅지살이 땡땡해도 괜찮다. 이 녀석들은 원래 잘 빠지지 않으니깐. 어떻게 하지? 궁금한데. 몸무게 한번 재 봐야겠다.
글러브야, 운동화야. 잘 부탁해.
흠.. 눈바디가 더 중요한 것이다. 괜찮다. 체중 감량을 할 땐 체중계에 자주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체중 감량 초기엔 눈바디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딱 견적 나온다. 아마도 체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좀 늘은 것이다. 분명 그럴 것이다. 아마도..? 아, 몸무게 괜히 쟀다. 괜찮다. 이제 한 달인데 음식 조절도 잘 못했는데 얼굴살이라도 빠진 게 어딘가? 그래도 뭔가 아쉽긴 하다. 그럼 노력이란 걸 한번 해볼까? 살 빠졌다는 칭찬을 놓치기가 아깝다. 원래 칭찬을 들으면 더 잘하고 싶어지는 거다.
이미 운동은 월화수목금 매일 나오고 있다. 집에서 더 운동하기는 아직 체력이 안 된다. 그러면 할 수 있는 것은 딱 하나이다. 음식 조절. 저녁밥을 늦게 먹거나 많이 먹으면 운동하기가 더 힘들다. 그래서 '저녁은 조금 일찍 먹고, 운동을 가기 전에 간단히 쉐이크나 견과류를 먹어봐야겠다.'라고 다짐을 했다. 그래서 며칠 전에 운동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급하게 견과류 한 박스를 샀다. 먹던 쉐이크가 떨어져서 쿠팡에서 곡물로 된 것도 샀다. 당분간 운동 가기 전에 저녁은 가볍게 먹을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뱃살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아니 생겼으면 좋겠다. 집에 노란색 줄자가 있는데 찾아봐야겠다.줄자와 깊은 대화를 나눌 때가 온 것이다.
새삼 '살이 빠져 보인다.'라는 말의 무서움이 느껴진다. 뇌의 회로를 바꿔버린 것 같다. 내가 뭐 되겠어? 에이, 한두 번 하다가 말겠지. 나는 안돼. 그러면 그렇지. 온통 부정적이었던 생각들이 어느 순간 바뀌었다. 어, 그런가? 나도 할 수 있나? 할 수 있나 봐! 그럼 이참에 한번 진지하게 해 볼까? 그래서 오늘 저녁은 일찍 먹었다. 밥양도 조금 줄였다. 대신 일 끝나고 운동 가기 전에 쉐이크를 마시고 견과류를 챙겨 갔다. 평일 동안 계속 이렇게 먹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세 번이라도 이렇게 음식 조절을 한다면 눈바디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한 달 뒤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희망을 갖고 사는 건 중요하니깐. 오늘 복싱 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