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3. 방어기술 위빙, 칼로리 소모에 최고다

미친 몸무게라 복싱 시작합니다:1

by 흔적작가
복싱일지:24.08.30. 금


링 위에서 벌러덩 대자로 누워버렸다. 진짜 웬만하면 링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는데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 심지어 굴러서라도 링 밖으로 내려가고 싶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초점을 잃은 눈은 천장만 보고 있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심장소리가 머리에서 쿵쾅쿵쾅 울렸다. '이거, 이러다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오겠는데.' 어떡하든 호흡을 조절하려고 했다. 아, 기력이 쫘악 빨려나가면 호흡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나 보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뿌듯한 미소를 하며 팔팔하게 링에서 내려가는 관장님이 보인다. 내 몸에 대자를 선물로 주셔서 뿌듯하신 걸까. 신나신 걸까. 설마 체중감량 속도를 올리려는 따뜻한 마음일까. "관장.. 님, 죽겠.. 어.. 요. 너무 힘.. 들어.. 요. 헉헉. 학학. 헥헥." "죽지 않아요. 하하하." 죽지 않는 거. 나도 안다. 아는데 오늘은 참 얄밉다. 죄송해요. 저는 진짜 딱! 힘들어 죽겠어요. 입을 벌리고 거친 숨을 쉬다 침을 꿀꺽 삼켰다. 천천히 거칠었던 호흡이 줄어들고 있었다. 복싱 운동을 하던 첫날. 체중감량을 해야 해요.라고 말한 내 죄다. 내 죄.



나를 이렇게 만든 범인은 바로 방어기술인 '위빙'이다. 위빙은 상대가 날리는 '훅'을 막기 위한 기술이다. 위빙은 U자를 만들면서 상체를 좌우로 움직여 피하는 기술이다. 이때 허리를 굽히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굽혀야 한다. 왼쪽으로 피하고, 오른쪽으로 피하고. 쉬워 보이겠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왼쪽 위빙-오른쪽 위빙-오른손 훅-왼손 훅-오른손 훅-왼손 훅. 이것을 계속 반복한다. 그러면 여기서 끝? 설마? 위빙과 펀치를 날리면서 앞으로 가기. 위빙과 펀치를 날리면서 뒤로 가기. 오기가 발동했다. 에라 모르겠다. 훅-훅. 있는 힘껏 훅을 날린다.



"계속~~~~!" "으-악!" 위빙으로 뒤로 가면서 괴성이 나왔다. 제발 종 쳐라. 나 좀 살자. 그때 들리는 관장님의 목소리. "설명하는 것보다 이게 낫네요." 헉거리는 입에서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관장님에게 할 답이 없었다. 도대체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 건지. 아니, 숨이 헉헉거리는데 대답이 가능한가? 절대 못하지. 삑-. 그때 기가 막히게 들려오는 운동 끝나는 종소리. 이거 이거 관장님의 큰 그림이네. , 딱 맞추셨네. 이러니 링 위에 벌러덩 대자로 뻗을 수밖에. 혹시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다면 복싱 위빙을 하세요. 칼로리 소모에 최고입니다.


링 위에 누워 천장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