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디스크의 힘
코어 근육은
척추 건강
퇴행성 디스크는
패셔니스트 컬러 근육이
필요해.
늙어서 서러운 퇴행성 허리 디스크. 검은색 옷을 많이 입더니 MRI 사진 속 디스크까지 검정 옷을 입은 걸까. 패셔니스트에게 시크함을 주는 검은색. 널 사랑하지만 디스크가 입은 검정은 패알못. 패션을 알지 못하는 거다. 기간이 지나서 반품할 수도 없다. 아니다. 기간이 문제가 아니지. 이미 낡아 탄력이 떨어진 옷은 반품사유도 안된다. 자격미달이다. 낡아 패알못이 된 디스크에게 하얀 마시멜로우처럼 탱탱한 신상 옷을 입힐 수는 없다. 그러면 무엇을 입혀야 하는 거지. 비만복부가 넘치도록 가지고 있는 백색지방은 탈락이다. 탈락한 백색지방이 뱃살에서도 쉽게 떨어져 나가 줄까. 좀 똑똑한 지방이라면 알아서 나갈 텐데. 염증유발물질을 분비하는 백색지방은 똑똑과는 거리가 먼듯하다. 아쉽네. 언제든지 줄 수 있단다 지방아. 자유를 찾아 떠나볼래. 흥, 고집쟁이티를 내는군. 퇴행성 디스크나 백색지방이나 쉽지 않다. 우선, 패알못 디스크부터 해결해야겠다.
퇴행성 디스크에 23년 올해의 컬러인 비바 마젠타로 옷을 만들어 입힐 수도 없다. MRI는 단순해서 검은색과 흰색만 취급한다. 직선이 안되면 곡선으로 가야겠지. 퇴행성 디스크가 컬러의 세계에 입문할 수 없다면 근육 볼륨의 세계로 들어가면 된다. 빨간색과 흰색. 두 가지의 색을 갖고 있는 근육의 세계가 무채색만 있는 MRI의 세계보다 마음에 든다. 색 좀 아는 근육이다. 패알못 디스크에 센스 있는 색은 못 채우니깐. 근육에 이쁜 색을 채워서 런어웨이를 걷게 할까 보다. 빨간 근육, 하얀 근육을 골고루 키워 균형감 있는 파워워킹을 해봐야겠다. 자세 유지와 밸런스를 맞추는 코어 근육인 적색근. 순간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백색근. 조명을 받아 런어웨이에서 빛나는 척추라인. 밸런스와 안정성을 지닌 근육이 척추를 잡아주면 골반, 무릎, 발목 통증 없는 경쾌한 워킹을 할 수 있겠지.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 아니라 색 좀 아는 근육인 거다. 패션 감각을 지닌 근육이 퇴행성 디스크의 통증을 줄여준다니. 그래, 나만 잘하면 되는 거다. 더 이상 오리워킹을 하고 싶지 않다.
오리워킹은 싫다.
어깨피고
고개 들고
파워워킹을 하고 싶다.
오리워킹이 아닌 파워워킹을 위해선 안정적인 코어가 필요하다. 우선, 파워하우스라고 불리는 빨간 코어 근육을 채워 디스크가 주는 통증을 견디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정말이지 통증은 지긋지긋하다. 통증에게 뺏긴 즐거움을 다시 찾아오고 싶다. 가족과 외식하기. 카페에서 가서 커피 마시기. 거리 구경하기. 무조건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서 구경하고, 먹고, 마시고 싶다. 일상의 즐거움을 빼앗은 퇴행성 디스크가 밉다. 아니, 몸을 돌보지 않은 나 자신이 한심하다. 무엇을 믿고 이토록 몸을 방치했을까. 비슷한 디스크 상태라도 코어의 볼륨감이 크면 느끼는 통증은 차이가 난다고 한다. 걷기만 해서는 코어의 볼륨을 키우기 힘들다. 복부, 등, 엉덩이, 골반 주변부의 근육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 컬러 좀 아는 근육을 만드는 게 쉽진 않겠지. 쉽지 않아도 이제는 해야 한다. 일상생활의 즐거움을 다시 찾고, 허리 통증을 겪지 않기 위해 무조건 코어 근육이 필요하다. 통증으로 누워만 있는 세상은 별로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상한다.
2년 동안 요가를 하며 근육 이완 운동에만 신경을 쓰고, 강화운동은 신경 쓰지 않았다. 모른 체 했다. 미안하다 근육들아. 너희 잘 못이 아니란다. 귀찮아서 게을러서 미루고 미루었던 이 살들의 주인이 잘 못한 거다. 이제부터라도 강화 운동을 시작할게. 후회는 잠깐만 할게. 이완과 강화의 밸런스를 맞추면서 코어운동을 해야 한다. 아프지 않은 범위를 잘 지켜야 한다. 통증이 경고하는 목소리를 무시하면 안 된다. 허리 디스크를 위한 코어운동이 필요하다. 이제 격한 운동을 할 수 있는 몸이 아니다. 슬프지만 인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작은 목표를 정해 코어운동을 해야지 그냥 생각 없이 하다가는 끝이 어떨지 보인다. 작심 3일이 되기 쉽다. 사실 벌써 느슨해졌다. 자꾸 핑계를 찾는다. 잊지 마라. 제발. 퇴행성 디스크는 살 빼야 한다. 퇴행성 디스크는 걷기와 코어가 답이다. 아무래도 정신력도 퇴화하나 보다. 완전히 정신을 놓아 뇌까지 검은색 옷을 입기 전에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가매트를 깔고 퇴행성 디스크 환자도 할 수 있는 코어운동을 열심히 따라 해 본다. 버드독, 데드 버드, 힙 브릿지, 플랭크, 사이드플랭크, 스쿼트. 요추전만을 지키면서 살짝살짝.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살살. 횡경막 호흡과 케겔운동도 같이. 코어강화에 필요한 근육인 복횡근, 다열근, 횡경막, 골반 기저근에 컬러 근육을 채워야 한다. 척추뼈 옆에 자리하고 있는 요근. 즉, 허리근의 볼륨도 잊지 말이야 한다. 아, 기립근, 엉덩이 근육도 있지. 근육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니. 아프지 않았다면 몰랐을 이름들이다. 오리워킹을 버리고 런어웨이에서 파워워킹을 하고 싶은가. 패알못 퇴행성 디스크보다 패셔니스트 코어 근육을 갖고 싶은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코어운동으로 안정화와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면 백색근육을 키우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오늘의 주문:
“근육아, 붙어라.”
“적색근아 붙어라.”
“백색근아 붙어라.”
같이 주문을 외워봐요.
사진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