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가 오면 열리는 일기
[퇴행성 디스크와 함께하는 일상에 대한 짧은 생각과 느낌을 일기로 씁니다.^^♡]
- 퇴행성 디스크와 양말
퇴행성 디스크로 일상생활을 예전처럼 편하게 못하고 있다.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다행인 건 조금씩 회복을 하고 있다는 거다. 통증은 여전하지만 30분에서 40분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양말도 혼자 신을 수 있다. 양말을 혼자 신지 못해 슬프게 웃던 일이 몇 주 전인데. 양말 한 짝을 혼자서 몸에 걸치지 못하는 상황이 정말로 슬펐는데. 혼자 양말을 신을 수 있다니. 뿌듯한 마음이 안 들면 더 이상한 일인 거다.
얼마 전까지 손가락에 양말 끝을 아주 짧게 잡고, 발가락을 꾸물거리면서 어떻게든 집어넣으려고 발버둥을 쳤었다. 하지만 언제나 실패, 실패. 하하하. 이러니 슬프게 웃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도 발가락이 춥기에 욕심을 버리고 딸에게 부탁해 결국 양말을 신고는 했다. 아플 땐 역시 욕심을 버리고 가족에게 부탁하는 게 제일이다.
그런데 오늘은 서서 양말을 신을 수 없었다. 통증이 다시 느껴졌다. 헉. 순간 겁이 났다. 조용히 의자를 찾아 앉았다. 호흡도 가다듬고. 절대, 다시 심해지면 안 되는데. 걱정이 다시 시작되었다.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손을 갔다데고 꾹꾹 마사지를 해보았다. 거실에 있던 딸이 방으로 들어오다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순간, 선택해야 했다. 아픔을 인정하고 딸에게 양말을 신겨 달라고 부탁을 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 기다렸다가 통증이 좀 사라지면 혼자서 신어볼지. 별거 아닌 고민일 수 있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느냐. 없어 부탁을 해야 하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누구에게? 나에게.
결국 방바닥에 엎드려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리다가 괜찮아지면 혼자 양말을 신어 보기로 했다. 지금은 내 손으로 직접 신은 예쁜 양말을 신고 잠시 딸과 외출 중이다.
Q. 오늘은 괜찮나요?
A. 오늘 양말 신기는 나름 나쁘지 않았어요. 그래도 당분간은 허리 통증이 심해지지 않게 조심하기로 혼자 다짐했어요.
사진출처: 픽사베이 &내 폰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