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늦었다. 씻고 나오니 벌써 1시였다. 그대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가 없었다. 딸아이가 반찬가게에서 사 온 미역줄기볶음을 아침에 먹고 싶다고 했다. 밥그릇에 밥을 담으려 주방으로 갔다. 아침에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으면 편하기에 미리 밥 반공기 정도만 담아 둔다. 가끔은 말이다. 아무튼 밥만 담으려고 했다면 괜찮았을 텐데. 냉장고 문을 열어버렸다. 단백질을 먹이기 위해 계란을 꺼내려고 한 것이다. 계란 프라이를 할까. 아니면, 스크램블을 할까. 새벽 1시에 할 고민인가 싶다. 빨리하고 쉬어야 하는데. 무엇을 할지 확실히 정하지 않고 계란 2개를 집었다. 그때 하필이면 야채칸을 열어 버렸다. 쪽파와 버섯을 꺼내는 순간. 일이 커졌다. 계란말이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금세 지워 버렸다. 오래 걸리면 안 된다. 결국, 계란 볶음밥을 하기로 했다. 음, 그런데 밥이 질다. 된밥이 필요한데. 결국 햇반을 가지고 왔다.
국그릇에 계란 2개, 햇반 하나, 참치액젓, 소금, 후춧가루를 넣었다. 밥알 하나하가 노란 계란물에 코팅이 되도록 잘 섞어주었다. 쪽파는 송송 썰고, 버섯도 잘게 잘라 놓았다. 준비 끝. 계란말이보다 빠른 게 맞길 바란다. 볶음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버섯부터 볶았다. 익어가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계란물에 코팅이 된 밥을 넣는다. 이제 열심히 나무주걱으로 밥알이 보슬보슬해질 때까지. 노동을 하면 된다. 다 되어가면 쪽파를 넣고, 다시 노동. 부족한 느낌이 들어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마무리를 했다. 그릇에 담으려고 하는데. 간이 약간 심심할 듯했다. 하지만 지금 맛을 볼 수가 없다. 이미 새벽 1시 20분이 넘어 버렸다.
계란 볶음밥 냄새가 새벽에 진동을 한다. 저녁으로 베리쉐이크를 먹은 나에게 내가 하는 가장 큰 고문이다. 잘못하다 주걱에 붙은 밥을 한두 개를 먹을뻔했다. 위험했다. 뭐, 간이 약간 심심하면 케첩을 넣어 먹으면 되니깐. 나는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후다닥 설거지를 끝냈다. 그런데 이 글을 쓰는 지금 왜 배가 고플까. 허기가 진다. 자야 하는데 큰일이다. 배고프면 잠이 오지 않는데. 다음에는 밥&미역줄기볶음&계란프라이. 이렇게만 준비해야겠다. 물이나 한 잔 하고 자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