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프레드 캐플런 지음)의 서문
프레드 캐플런이 지은 "링컨" 이라는 책의 아름다운 서문을 소개해주고자 포스팅을 한다.
내가 사랑하는 중고서점에서 사온 책인데, 서문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천재적인 언어의 예술가로서의 대통령, 링컨
링컨에게는 글이 무척 중요했다. 그는 일생에 걸쳐 글쓰기 능력을 점점 더 향상시켰고 그 힘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언어의 힘과 진솔함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중요했던 시대에 언어를 잘 다루었던 유일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링컨의 인격과 경력은 언어라는 도가니 속에서 버려졌다. 소설가 윌리엄 딘 하우얼스는 그의 친구 마크 트웨인을 가리켜 "미국 문학계의 링컨"이라고 말했는데, 거꾸로 우리는 16대 미 대통령을 "우리 정치계의 마크 트웨인"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동시대 사람들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 연설의 글을 직접 작성하고 발표한 대통령은 링컨 이후 단 한 명도 없었다.
링컨이 태어난 문화에서 개개인이 성장하고 업적을 쌓기 위해 가장 널리 이용할 수 있는 열쇠는 바로 언어였다. 언어가 전반적인 여론을 지배했다. 텔레비전도, 디비디도, 컴퓨터도, 영화도, 라디오도, 전기도, 짧은 선전용 논평도 없었다. 언어는 무언가를 배우거나 의사소통을 할 때 유용했기 때문에, 또 글이나 말에 필적할 만한 것이 없는 문화에서는 언어가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형성하고 이끌었기 때문에 중요했다. 링컨에게 역시 언어는 스스로를 탐구하고 정의하는 도구였기 때문에 중요했다. 도구와 도구를 만드는 사람, 도구를 쓰는 사람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 하나가 되었다. 그의 말과 글이 링컨이라는 사람을 형성했다. 링컨은 아직 어렸을 때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읽고 쓰는 능력을 키우기 시작했고, 그후에는 글쓰는 기술을 익혔으며, 결국에는 천재적인 언어의 예술가가 되었다.
링컨의 이름으로 서명된 글은 모두 본인이 썼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제퍼슨을 제외한 모든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구분된다. 링컨 이후에도 율리시스 그랜트, 토머스 우드로 윌슨,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비롯하여 글을 잘 쓰는 대통령이 일부 있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연설문 작가와 연설문 작성 위원회가 대통령의 미래 비전과 정책을 만들거나 다듬게 되었고 대통령은 기껏해야 주필 노릇을 할 뿐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많은 국가 지도자들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언어를 부정직하게 사용하여 스스로의 신뢰성을 떨어뜨렸지만, 링컨은 그의 성격과 언어 사용의 원칙 덕분에 그것을 피한 마지막 대통령이 되었다. 오늘날 정치론에는 언어를 정직하고 일관되게 사용하는 능력이나 의지가 대체로 사라졌다. 물론 역대 대통령 중에서 다른 이들보다 언어 사용 능력이 뛰어났던 사람들도 있다. 또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존 F. 케네디를 비롯한 일부 대통령들은 우수한 연설문 작가들을 거느렸다. 그러나 대통령 본인이 직접 올바른 말과 정직한 표현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고 애쓰며 지적이고 진실되고 솔직하게 언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거의 없다.
- 프레드 캐플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