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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PD Mar 17. 2019

57. 회사 물을 흐리는 사람이 불러오는 나비효과

J 대리가 얼마 전 퇴사를 했다.
사실 몇 달 전부터 그런 낌새가 보였다.
원래 J 대리는 나에게 퇴사를 밥 먹듯이 말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다들 J 대리의 퇴사에 대해 전혀 놀라지 않았다.

J 대리는 L 대리와 사이가 극히 좋지 않았다.
일을 할 때마다 사사건건 부딪혔다.
J 대리는 자기주장에 대해 전혀 굽히지 않는 스타일이었고 L 대리도 불의를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강하게 나가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한 번 다툼이 일어나면 격하게 가는 경우도 많았다.

한 번은 J 대리가 정말 촬영을 하는 데 있어서 정말 큰 실수를 했다. 분명히 내가 봐도 명백히 J 대리의 실수였는데  그 실수를 보고 L 대리가 질책을 했다. 그런데 J 대리는 그 실수에 대해 인정을 전혀 하지 않았고 오히려 따졌다. 아무리 얘기해도 굽히지 않자 L 대리는 실수를 증명하면서 보여줬고, 나도 거기에 동의를 했다.
그런데 결코 J 대리는 그 실수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J 대리는 정말 핑프족1)이었다. 업계에서 6년간 일을 했다고 하는데 아는 것은 별로 없었고 오히려 나에게 질문을 할 정도로 몰랐다. 처음에는 '아직 이 부분은 모르는 게 있나 보다.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가 보다.' 하면서 친절하게 가르쳐 줬는데 그 정도는 더 심해졌다. 아예 기초적인 상황까지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고, 인터넷 검색을 조금만 하면 찾을 수 있는 정보도 나에게 알려달라고 했다. 한 번은 화가 나서 '인터넷에 ㅇㅇㅇ라고 치면 나옵니다.'라고 하니까 돌아오는 말이.
"그런 거 나도 알아요. 그런 걸 몰랐으면 나도 안 물어봤죠."
라고 적반하장으로 따졌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하나도 안 나왔다.
C 선임도 나에게 J 대리가 질문을 한 적이 있고 이런 상황을 똑같이 겪었다고 했다.
또한 식사 자리에서는 그날그날 L 대리와 부딪힌 이야기를 꺼내며 L 대리를 험담하는 말을 계속했다.  
이런 일들이 계속 연이어 생기자 J 대리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안 좋아졌고
모두 J 대리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자 J 대리는 결국 그만둔다고 말했고 정해진 날짜까지만 근무하기로 했다.
그만두는 날짜가 확정이 되자 J 대리는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하필이면 한창 바쁜 시즌에 그만둔다고 선언을 해버렸으니 팀에 있어서는 큰 손해였다.
막판에 가서는 J 대리가 자신의 일의 할당량을 다 채우지 않자 그 일은 고스란히 나와 L 대리의 몫으로 돌아갔다.
또 그 일은 마감시한이 딱 정해져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다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J 대리는 그만두었고 나와 L 대리는 몇 날 며칠 야근에 시달렸다.
야근도 모자라 주말도 반납하며 회사에 나와야 했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지쳤다.
만약 J 대리가 정상적으로 근무를 했다면 전혀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결국 인격적으로 좋지 않은 한 사람의 입사로 인해 우리 팀의 업무는 예전보다 더 더뎌졌고 야근과 주말 출근에 시달리게 되었으며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배가 되었다.  

결론은 회사에 인재를 채용할 때는 인성이 좋은 인재를 잘 뽑아야 한다는 것.
물론 일도 잘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인성.
일은 가르쳐서 해결이 될 수도 있지만
타고난 인성은 가르침으로 결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뭐 쉽게 말하면 사람 잘 뽑아야 한다.


1) '핑거 프린세스(finger princess)'나 '핑거 프린스(finger prince)'의 준말로, 간단한 자료조사 등을 통해 스스로 찾아보면 충분히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직접 찾지 않고 온라인이나 SNS 등에서 손가락만 움직여 질문부터 하는 사람을 말하는 신조어이다.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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