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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PD Jan 05. 2020

78. 정답이 없는 문제

2013년 겨울, 

그토록 바라던 방송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는 학기 중에 취업을 했기 때문에 급히 학교를 떠나게 되었고 제대로 학교 선후배들에게 인사도 못했다. 

나의 취업소식에 과 동생, 친구들은 축하한다고 말을 했지만 일부는 먼저 물어보는 게 이거였다. 


연봉 얼마예요?

 

당연히 그 질문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당시 정말 난 돈은 상관없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찾아온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나름 잘 버텼다. 

이 일을 4~5년 정도 하면서 주위 사람들과 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그래도 형은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 재밌는 일 하고 있잖아요."
"나는 우리 아버지가 어렸을 때 사업실패를 해서 집이 어려웠어. 그래서 성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대기업에 취업했을 땐 정말 기뻤고 일하는 데 있어서 적성 같은 건 둘러볼 여유가 없었어."
"난 전공 살려서 공무원이 됐는데.. 글쎄? 잘 된 일인지 모르겠다. 맨날 야근하고 있거든 요즘."
"나는 형이 지금 계획한 일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다른 말에 휘둘리지 말고. 저는 형이 지금 하는 거 열심히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지금 꿈을 좇고 있지만 너무 힘드네. 진짜 안되면 장사라도 할까?"


지금까지 안정된 직장에 취업한 사람,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 꿈을 좇는 사람들을 다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적으로 갈등도 많이 생겼고 또 고민도 많아졌다. 

사회초년생 땐 그저 꿈을 좇는 것이 당연한 양 살아왔었고 그렇게 이야기했었는데..

어떤 관점에서 보면 꿈이란 건.. 그저 사치일 뿐이었으니까

또 안정적으로 직장을 얻어 살아가는 친구들은 나름의 회의감을 갖고 있었고.


꿈이냐 안정이냐?

정답은 없다. 애초에 정답을 낼 필요가 없는 물음이 아니었을까?

다만 내가 바라는 건. 

이것이 정답이고 저것이 정답인양 삶을 재단하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출처 :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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