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겨울,
그토록 바라던 방송국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는 학기 중에 취업을 했기 때문에 급히 학교를 떠나게 되었고 제대로 학교 선후배들에게 인사도 못했다.
나의 취업소식에 과 동생, 친구들은 축하한다고 말을 했지만 일부는 먼저 물어보는 게 이거였다.
연봉 얼마예요?
당연히 그 질문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당시 정말 난 돈은 상관없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찾아온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나름 잘 버텼다.
이 일을 4~5년 정도 하면서 주위 사람들과 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그래도 형은 좋겠어요. 하고 싶은 일, 재밌는 일 하고 있잖아요."
"나는 우리 아버지가 어렸을 때 사업실패를 해서 집이 어려웠어. 그래서 성인이 되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대기업에 취업했을 땐 정말 기뻤고 일하는 데 있어서 적성 같은 건 둘러볼 여유가 없었어."
"난 전공 살려서 공무원이 됐는데.. 글쎄? 잘 된 일인지 모르겠다. 맨날 야근하고 있거든 요즘."
"나는 형이 지금 계획한 일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다른 말에 휘둘리지 말고. 저는 형이 지금 하는 거 열심히 하면 더 잘할 것 같은데?"
"지금 꿈을 좇고 있지만 너무 힘드네. 진짜 안되면 장사라도 할까?"
지금까지 안정된 직장에 취업한 사람,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 꿈을 좇는 사람들을 다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적으로 갈등도 많이 생겼고 또 고민도 많아졌다.
사회초년생 땐 그저 꿈을 좇는 것이 당연한 양 살아왔었고 그렇게 이야기했었는데..
어떤 관점에서 보면 꿈이란 건.. 그저 사치일 뿐이었으니까
또 안정적으로 직장을 얻어 살아가는 친구들은 나름의 회의감을 갖고 있었고.
꿈이냐 안정이냐?
정답은 없다. 애초에 정답을 낼 필요가 없는 물음이 아니었을까?
다만 내가 바라는 건.
이것이 정답이고 저것이 정답인양 삶을 재단하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