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idge of ‘BE MYSELF’, 02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관점은 참 다양합니다.
저 같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심리학과 철학, 그리고 그중에서도 ‘성격’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편입니다.
오늘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눈물 콧물 쏙 빼게 만들었던 드라마죠.
우선 질문 하나, 사람들은 어떤 성격을 더 좋아할까요?
외향적인 사람일까요? 아니면 내향적인 사람일까요?
'폭싹 속았수다'의 두 인물, 애순이와 관식이 중 누가 더 좋아 보이시나요?
정답은 그 속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죠.
애순이는 관식이 없었으면 그렇게 살 수 있었을까요?
관식 또한 애순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두 사람을 통해 우리는 ‘성격’이라는 것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의 사계절을 배경으로, 오애순과 관식이라는 두 청춘이 서로 다른 성격을 통해 어떻게 고난을 헤쳐 나가고, 평생의 사랑을 완성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물과 불처럼 상반된 이들의 성격은 사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완벽한 조각이었음을 입증하죠. 그래서 두 사람의 대비되는 성격과 그 에너지를 분석하는 것은 우리 삶과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 외향적 표현력과 내향적 감수성의 공존
여주인공 오애순은 ‘요망진(야무진) 알감자’라는 별명처럼 세상에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는 인물입니다. 억압적인 환경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불합리함에 맞서 반항할 줄 아는 외향적 에너지를 지녔죠.
울 때는 숨김없이 울고, 웃을 때는 제주 바다가 울리게 웃는 그녀의 모습은 감정 표현이 자유롭고, 에너지를 외부 활동에서 얻는 전형적인 외향적 특성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외향적인 표출력의 이면에는 시인을 꿈꾸는 지극히 내향적인 감수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세상에 맞서는 반항아가 아니라, 깊은 사색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꿈을 지켜내는 내부 지향적 힘을 동시에 가진 인물입니다.
결국 애순의 삶은 외부로 쏟아내는 용기와 내부에서 키워낸 꿈의 조화로 이루어진, ‘두 방향의 에너지’를 품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 내향적 안정성과 외향적 헌신의 변주
반면, 남자 주인공 관식은 ‘말없이 단단한 무쇠’로 표현됩니다. 그는 감정이나 생각을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 않지만, 바다 같은 넓은 마음으로 힘든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내향형 인물이죠. 그는 폭넓은 관계보다는 한 사람에게 깊게 집중하며, 에너지를 내부로 모아 ‘우직함’과 ‘성실함’이라는 무쇠 같은 성격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그의 내향성은 결코 무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랑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만났을 때, 그의 내향적 에너지는 가장 강력한 외향적 행동력으로 폭발합니다.
애순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고, 그녀의 인생의 기로마다 현실과 맞서 싸우는 관식의 모습은 ‘묵언의 전사’ 그 자체입니다. 그의 침묵은 무기력의 표현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이유로 더욱 단단해진 내면의 결단력입니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잠깐 질문 하나 드릴까요?
애순이 같은 남자와, 관식이 같은 여자 중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잠시 고민이 되실 겁니다.
그게 바로 ‘당신의 성격’이며, 당신이 세상을 대하는 선택의 방식이니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신 안에 어떤 기질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과 같습니다.
애순과 관식은 제주 바다의 상반된 풍경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애순의 밝고 요망진 표현력은 관식의 답답함을 해소하고 세상을 향한 길을 열어줍니다. 반대로 관식의 묵묵하고 변함없는 안정감은 애순의 불안정한 현실을 지탱해 주는 단단한 뿌리가 됩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외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과 만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넘어섭니다.
애순과 관식의 사랑은 서로 다른 성격적 에너지가 만나 하나의 강한 서사를 이루고, 각자의 부족함을 채우며 함께 성장할 때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안의 애순과 관식
결국 답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성격이 내향이든 외향이든, 우리 속에는 애순이와 관식이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세상을 향해 불꽃처럼 외향적인 애순이가 앞장서고, 또 어떤 날은 묵묵히 세상을 지탱하는 관식이가 자리를 지킵니다.
우리는 그 둘 중 어느 한쪽을 자주 불러내어 살아가지만,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 다른 한쪽을 불러낼 수 있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성격’,
그리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