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해에서 자기 존중으로 가는 마음의 여정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성적이 5등 안에서만 왔다 갔다 하자, 아버지께서 앞서 ‘Love Chapter’에서 언급한 3대 독자인 친구와 과외를 받게 하셨죠. 지금도 기억나는 과외선생님, 실은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4학년 복학생이었습니다.
얼마나 골초였는지,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입냄새 때문에 토할 것 같았죠.
저는 어려서부터 싫은 일은, 속된 말로 ‘때려죽여도 안 하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과외를 받지 않는 대신 차라리 문제집을 사주시면 예습·복습을 무조건 하고, 평소보다 1시간 더 늦게 자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그런 약속은 너나 지키세요. 중요한 것은 시험 결과야.”
무조건 지난 월말고사보다 점수가 더 나아져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점수로 안 되면 등수라도 한 단계 올라가야, 과외 대신 용돈을 더 주시겠다고 하셨죠.
예상외의 답변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할 여유를 달라고 했습니다. 고민이 안 될 수 없죠.
“까이꺼, 한번 해 보자! 시험이야 맨날 치는 거고, 공부해서 남 주나.”
그리고 한 가지 자신 있는 사실, 아버지께서 하시는 약속은 대부분 한두 번만 성공하면 그다음부터는 ‘통과!’니까요. 결국 그렇게 하기로 하고, 골초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더하죠.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요구와 기대, 그리고 노력 가운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타협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자칫 머뭇거리다간 ‘도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혹은 스스로의 꿈을 좇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 끝없는 노력 속에는 종종 이런 속삭임이 숨어 있습니다.
“지금의 나로는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진정한 안정과 뿌리 깊은 자존감은 외부의 평가나 성취가 아닌, 우리 안에서 시작됩니다.
“나는 나로 충분하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말은 결코 안일한 자기 위로가 아니라, 자신을 발견하고 이해하며 성장해 가는 세 단계의 여정에서 완성됩니다.
이번 <BE MYSELF 나는 ‘나’>에서는 그 여정을 함께 걷고자 합니다.
자기 이해는 마치 이른 아침, 세면을 위해 뜨거운 물을 트는 순간 거울에 서린 김을 닦는 일과도 같습니다. 거울이 흐릿할 때 우리는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손끝으로 천천히 김을 닦아내면, 그 속에서 환히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되죠.
성격이 인생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라면, 이제 그 나침반의 바늘이 정확히 어디를 가리키는지를 들여다볼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나를 다시 알아가는 일’, 자기 이해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의 친절함이나 성실함처럼 빛나는 면만 바라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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