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작가에게 여행은 낭만이 아닌 필수인가 [1]

일상에 갇힌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는 체화된 인지 심리학

by Itz토퍼


중학교 시절, 도서관에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빌리려던 제게 선생님은 한참을 쳐다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니 이 책 읽으면 이해할 수 있겠나? 읽어도 아무것도 모를낀데… 억수로 어렵데이~”

“아뇨, 이해 못 하니까 읽으려 하는데예.”


그리곤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죠.

“다 알몬 뭐 할라꼬 읽노? 모르니까 읽는거지.”


제게 책이란, 낯설기 때문에 읽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의 깊이를 더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책 속 낯섦은 마치 아직 가본 적 없는 신세계처럼 제 마음을 설레게 하고, 새로운 생각과 깨달음으로 이끄는 길이었습니다.


그때 읽었던 ‘이방인’의 작가, 프랑스의 대문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지중해의 강렬한 빛과 열기 속에서, 사유를 다듬고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는 “나는 자연의 깊이를 알기 위해 철학이 필요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뜨거운 햇살이 피부를 쬐고, 바다의 짠내가 코끝을 스치며, 메마른 대지의 거친 감촉이 손끝에 남는 그 모든 감각이야말로 자신에게 진실을 속삭이는 스승임을 고백했습니다.


카뮈의 문학은 이처럼 오감을 통해 체화된 실재와의 교감에서 비롯된 것이죠. 그는 이성으로 분석하기 전에 ‘느끼는 인간’을 통해 세상을 이해했고, 바로 그 감각의 힘이 그의 철학적 문체를 지탱했습니다.


20240214_111013-00.jpg ⓒ 2025 Itz토퍼 Photography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세계에 대한 깊은 생각과 개인의 내면적 성찰이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실체화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일상에 갇힌 언어는 쉽게 건조해지고 추상화되기 마련입니다. 익숙한 환경은 감각의 경계를 무디게 만들고, 생각의 방향을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권하는 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작가가 살아 숨 쉬는 감각이 담긴 진정한 언어를 얻기 위해 여행을 필수적인 과정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간의 감각과 사고가 본래 ‘새로움’과 ‘체험’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자극을 만날 때 비로소 깨어나고,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겪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감각과 인지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본능적 회복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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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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