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한 말이 독이 될 줄이야

유머 뒤에 숨은 상처와 관계의 책임에 대하여

by Itz토퍼

해외에서 오래 살다 보면, 정말 별것 아닌 음식이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어제는 갑자기 구수한 누룽지탕이 미칠 듯이 먹고 싶더군요. 이유도 모르겠는데, 그게 그렇게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엌에 있던 매운 라면에 대파랑 계란,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고 끓였습니다. 면을 먹고 난 후 남은 국물에 찬밥을 퐁당 빠뜨려 먹는 그 한 그릇, 묘하게 위로가 되더군요.

매운 국물에 눈물이 쏙 들어가고,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순간, 고등학교 시절 학교 앞 ‘욕쟁이 할머니네’ 라면집이 떠올랐습니다.

아주 단순한 한 끼였지만, 그 안에는 고향의 냄새와 익숙한 정서가 스며 있었죠.


생각해 보면, 유머라는 것도 이 ‘익숙하고 긍정적인 정서’를 전제로 할 때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유머는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하면서도 섬세한 사회적 기술입니다.

웃음은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니라, 관계를 붙여주는 심리적 접착제이자, 개인의 사회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죠.

함께 웃는 일은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어색한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며, 친밀한 관계를 이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친밀함’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유머가 가장 잔인한 상처로 변할 때가 있다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모욕감을 주거나 마음을 다치게 한 뒤, “웃자고 한 말인데 왜 그래?”라며 자신의 책임을 슬쩍 피하는 순간, 유머는 본래의 긍정적인 기능을 잃고 관계적 무책임의 도구로 바뀌어 버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런 농담들에 더 민감해져야 할까요?

그리고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Itz토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27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4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2화가을이란 녀석~!